충북 청주시에 있는 밀레니엄타운은 지난달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의 열기로 가득했다. 살아있는 벼 모판으로 가득 채워진 벽 "라이스월",높이가 2.4m나 되는 거대한 개미 모형,70년산 산삼을 기르는 배양기 등 신비로운 전시물들이 엑스포를 찾은 80만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엑스포의 주제는 바이오 기술. 일반인 대상의 엑스포 주제로는 자칫 어렵고 딱딱하게 여겨질 수 있었다. 그러나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번 행사를 총괄 제작한 곳은 광고회사 LG애드. 이 회사 이벤트 프로모션팀은 이번 행사를 준비하느라 꼬박 1년을 매달렸다. 일등공신은 이 팀을 진두지휘한 최광환 국장(44)이었다. 최 국장은 "이벤트 프로모션 1세대"로 "세계 최초"란 타이틀은 건 프로모션을 수없이 기획한 이벤트 전문가이다. 그는 1999년 세계NGO대회,2000년 청주인쇄출판박람회,2001년 유엔교통장관회의 등 굵직굵직한 행사들을 주도했다. 최 국장의 승부근성은 회사 안팎에서 정평이 나있다. 광고업계에서는 그에게 "악어"란 별명까지 붙였다. 무슨 일이든지 한번 물면 승부가 갈릴 때까지 결코 놓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은 별명이다. 최 국장은 오송엑스포가 성공적으로 끝날수 있었던 것은 분명한 타깃을 잡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벌였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LG애드가 잡은 타깃은 중학생. LG애드는 중학교 교장을 대상으로 교육적인 효과를 홍보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최 국장은 "이번 엑스포는 미래에 이공계를 짊어지고 나갈 중학생들에겐 의미가 큰 행사였다"며 "엑스포 행사장을 방문한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학생들 사이에 금세 입소문이 퍼졌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이벤트 프로모션이 머지않아 문화의 한 갈래로 인정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며 "이벤트 프로모션이 문화의 편린들을 재구성해 보여주는 중요한 작업인 만큼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또 "이제 이벤트는 단순히 볼거리를 제공하는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며 "체험 이벤트가 주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최 국장은 아직도 이벤트 프로모션 업계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벤트 선진국이라는 미국에도 이벤트 프로모션에 관한 이론이 정립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라며 "앞으로는 이벤트 프로모션도 광고전략모델을 만드는 등 학문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벤트 프로모션에 관한 연구는 앞으로 시간을 쪼개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최 국장은 이벤트 프로모션 때문에 전국을 돌아다니느라 가족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점이 가장 아쉽다고 말한다. 그는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장(場)을 만드는 사람이 정작 자기 가족은 즐겁게 해주지 못한다"며 "행사를 기획하면 마지막 날 가족들을 불러 직접 구경을 시켜주는 것으로 미안함을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