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23:55
수정2006.04.02 23:57
인터넷쇼핑과 패스트푸드.
가장 현대적인 두가지가 광고를 통해 사극과 만난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LG이숍과 롯데리아의 TV광고는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현대와 과거의 만남을 유쾌한 상상력으로 엮어냈다.
두 광고의 공통점은 배경만이 아니다.
탤런트 배용준과 노주현이 종전의 지적인 이미지를 버리고 코믹 연기에 도전했다는 점에서도 똑같다.
두 톱모델은 어리숙한 양반의 모습을 열연,연암 박지원의 "양반전"에 등장하는 우스꽝스러운 선비의 모습을 21세기 브라운관에 되살렸다.
LG홈쇼핑이 운영하는 LG이숍은 톱모델 배용준과 김현주를 내세웠다.
"이 가방 어디서 샀소","믿을만하오" 등 최근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하오"체를 구사하는 모델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구한말의 저잣거리.
옥색 도포 차림의 선비(배용준)가 핸드백을 맨 낭자(김현주)와 마주친다.
낭자의 팔에는 앙증맞은 빨간 핸드백이 걸려 있다.
선비는 깜짝 놀라며 낭자를 돌아본다.
초면의 무례를 사과하며 핸드백을 어디서 샀는지 묻는 선비.
낭자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글깨나 읽은 선비가 어찌 LG이숍을 모르냐고 면박을 준다.
갑자기 맹구 이창훈이 자전거를 지게에 지고 나타나 이것도 LG이숍에서 샀다며 끼어든다.
롯데리아는 "니들이 게맛을 알어"라는 카피로 유명해진 중견 탤런트 신구에 이어 이번에는 노주현을 모델로 기용했다.
귀향길에 오른 명망 높은 선비(노주현)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끈다.
선비가 누명을 쓰고 귀향을 가고 있다.
비장한 배경음악이 깔리고 마을사람들은 죄인을 태운 우차를 따라가며 운다.
먼길을 떠나는 선비가 안타깝기만 한 마을주민이 선비에게 커다란 햄버거 "빅립"을 내민다.
체면을 지키며 꼿꼿히 앞을 바라보던 선비도 빅립을 보는 순간 슬그머니 웃음을 짓는다.
선비는 햄버거를 받으려고 손을 뻗는다.
하지만 햄버거가 너무 커 우차 창살에 걸리고 만다.
선비는 체면도 잊은 채 햄버거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다급해진 선비는 "누가 이렇게 크게 만들었지,자넨가?"라고 말한다.
망가지는 노주현의 모습이 압권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