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54세, 키 1백72cm, 몸무게 72kg. 임원이 되기까지 입사 후 14.5년이 걸렸고 62세쯤에는 은퇴할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 더 자세히 보면 학력은 대졸, 담배는 피우지 않고 혈액형은 O형이다. 1년에 받아가는 연봉은 1억~4억원. 이상적인 경영인으로 지난해 은퇴한 GE의 잭 웰치 전 회장을 꼽고 있다. 사는 곳은 강남이 대부분이고 취미는 골프, 주량은 소주 한 병 정도다. 이는 한국경제신문이 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나타난 한국 대기업의 평균 CEO 모습이다. 설문대상은 시가총액 기준 국내 1백50대 기업(상장 1백개, 코스닥 등록 50개)의 CEO였고 이 가운데 1백6명이 응답했다. 응답자들과의 약속에 따라 CEO 이름이나 회사명은 밝히지 않는다. 신상명세 =평균 나이는 54.3세다. 응답자중 최고령은 69세였다. 전체적으로 60세 이상 21명, 20대 1명, 30대도 2명에 불과했다. 50대가 59명으로 가장 많았다. 평균키는 1백71.9cm, 평균 몸무게는 71.7kg이었다. 키가 가장 큰 CEO는 1백84cm, 가장 작은 경영자는 1백64cm였다. 몸무게의 경우는 최고(88kg)와 최저(55kg)의 차이가 33kg이었다. 어디 어떻게 사나 =거주지는 '강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체의 45%인 48명이 청담동 대치동 압구정동 신사동 방배동 논현동 서초동 등 강남지역에 산다고 응답했다. 신도시인 분당에 집이 있는 경영자도 16명이었다. 여의도에 사무실이 있는 업체들이 많아서인지 신대방동에 사는 CEO도 5명이나 됐다. 거주 형태는 절반 이상(64명)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 빌라에 사는 사람은 25명이었고 단독주택인 경우는 12명이었다. 대부분 CEO(63%)들이 3~5번을 옮겨 지금의 집에 살고 있다. 1~2번밖에 옮기지 않았다는 사람은 7명에 불과했다. 10번 이상 이사를 다녔다는 사람도 5명이나 됐다. 회사 생활 =평균 2.6회 회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했거나 첫 회사에서 사장이 된 사람은 26명이었고 5번 이상 옮긴 사람은 13명으로 12.6%였다. 12번이나 회사를 옮긴 사람도 있었다. 임원이 되기까지 입사 후 평균 14.5년이 걸렸다. 28년 만에 임원이 됐다는 1명을 포함해 20년 이상 걸린 사장이 전체의 13%인 14명이었다. 얼마나 받나 =연봉은 1억~2억원을 받는 사장이 43.4%로 가장 많았지만 2억~4억원을 받는다는 CEO도 40.0%나 됐다. 4억~6억원(7.8%), 6억~8억원(3.3%) 순이었다. 8억원 이상이 3.3%에 달한 반면 1억원 이하도 2.2%나 돼 대조를 이뤘다. 은퇴 시기 =응답자들 대부분이 60~65세 사이에 은퇴하겠다고 대답했다. 산술평균은 62세로 집계됐다. 70세 이후에 은퇴하겠다는 CEO들도 5명이나 됐다. 퇴직 후에는 주로 취미활동(22%) 자원봉사(19%) 교육(13%) 등을 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여생을 즐기겠다는 사람도 12명이나 돼 CEO 생활이 무척 힘들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기호 및 취미 =담배는 75%가 피우지 않는다고 응답했지만 하루에 한갑(12%) 반갑(12%)씩 피우는 사람도 적지 않았고 2갑 이상 줄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10명이나 됐다. 주량은 50%가 '소주 한 병 정도는 마신다'고 했고 주류업체 사장 한 사람은 '소주 3병'이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전혀 못하거나 한 잔밖에 못한다는 사장도 38명이나 됐다. 취미는 골프가 압도적으로 많다. 응답자중 66명(복수응답)이 골프를 취미로 꼽았다. 등산(13명) 독서(9명) 여행(8명) 바둑(6명)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학력 =62.3%가 대학졸업이 최종 학력이었다. 석사(23.8%) 박사(12.9%) 순이었고 고졸 이하의 경우는 1%에 불과했다. 전공은 상경계열이 51명으로 가장 많았고 공학.이학계열이 27명, 법정계열이 12명이었다. 인문.사회계열 출신 CEO는 5명에 불과했다. 23명의 CEO가 유학을 했다. 나머지 80%에 가까운 경영자들이 국내파인 셈이다. 유학을 한 사람들 가운데 일본(2명) 영국(1명)을 뺀 나머지 20명이 모두 미국에서 공부했다. 전공은 13명이 경영(국제경영 포함)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이상적인 경영자 =리더십 역할 모델이 있느냐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50.6%) 사람들이 GE의 전 회장인 잭 웰치를 꼽았다. 정주영 현대 창업주(14.8%) 이병철 삼성 창업주(12.3%) 순이었고 히딩크를 꼽은 사람도 2.5%나 됐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수상, 최종현 전 SK 회장, 김종희 한화 창업주,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 이건희 삼성 회장, 유상부 포스코 회장, 아이아코카 전 크라이슬러 회장, 마쓰시다 고노스케 일본 마쓰시타 창업주, 이데이 노부유키 소니 회장, 월트 디즈니, 리콴유 전 싱가프로 총리 등의 이름을 적은 사람도 있었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