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위험가중치를 높임에 따라 연말 결산을 앞두고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일부 은행들엔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늘어나는 예금을 마땅히 굴릴만한 곳이 없는 은행 입장에선 무조건 가계대출을 줄일 수 만도 없어 고민중이다. ◆ 은행 BIS 비율 비상 =금감원의 이번 조치로 은행권의 평균 BIS 비율은 연간 0.12%포인트 낮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국내 은행의 6월말 기준 평균 BIS 비율은 10.58%. 은행들은 올들어 자기자본에 비해 총자산을 크게 늘려 그렇지 않아도 BIS 비율은 떨어질 공산이 컸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까지 높아지면 BIS 비율 하락 효과가 더 커진다. 특히 기업 부실여신 등 때문에 BIS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외환(6월말 9.45%) 조흥(9월말 10.1%)은행 등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 은행은 자기자본을 확충하지 않는 한 가계대출을 더 이상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 은행들의 대응 =은행들은 우선 정부가 최근 허용한 신종자본증권인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한다는 비상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이브리드 채권발행은 주식발행 없이 BIS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은행들이 관심을 보여 왔다. 외환 하나 조흥은행 등이 이미 하이브리드 채권발행을 준비중이며 다른 은행들도 검토중이다. 은행들은 또 중장기적으로는 가계대출 외에 새로운 대출처를 찾는데 골몰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에 경고사인을 보내면서부터 SOHO(소규모 개인사업) 등 신규대출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당장은 가계대출을 대신할 만한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어려워 고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 규제로 BIS 비율에 여력이 있는 은행과 그렇지 못한 은행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