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통령 선거가 눈앞에 다가왔다. 지난번 대통령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대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매체로 꼽히는게 바로 인터넷이다. 최근 몇년간 치러진 각종 선거에서 인터넷은 가장 자유로운 여론 수렴 창구로 각광받아 왔다. 각 포털 사이트나 선거 전문 사이트들에 개설된 선거 관련 특집 페이지에서는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참여가 이뤄졌다. 일반 게시판에도 선거철만 되면 선거와 관련된 글들이 쏟아졌다. 각 정당이 홈페이지를 통해 자기 당 후보의 정책과 자질을 홍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마이뉴스 등 9개 업체로 구성된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진행하고 있는 대선후보 인터넷 토론회에도 각 후보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 매체의 중요성이 이제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가 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터넷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나 그에 따른 문제점 또한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익명성'을 전제로 한 사이버 언어 폭력은 심각한 폐해로 지적되고 있다. 각종 인터넷 사이트나 정당 홈페이지의 게시판에서는 의미 없이 또는 의도적으로 내뱉은 욕설과 폭언으로 인해 정당한 정책 제안이나 여론이 그대로 묻혀 버리고 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부 사이트에서는 차마 보기 힘든 인신 공격성 그림이나 글들이 올라왔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 때처럼 이같은 대대적인 '사이버 테러'로 인해 각 후보사이트가 마비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타났다. 인터넷 사이트측의 의무가 요구되는게 바로 이 부분이다. 현실적으로 네티즌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활성화시키면서도 자율이라는 이름 하에 행해지는 언어폭력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사이트 운영진 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터넷 사이트들은 갈수록 큰 영향력을 확보해 가고 있는 만큼 인터넷이 건전한 여론 수렴의 창구가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는게 다수 네티즌의 주문이다. 이와 함께 각 인터넷 사이트들이 공정한 시각에서 사안을 다루고 있는지도 짚어봐야 할 문제다. 인터넷이 네티즌의 여론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각 후보에 대해 편파적인 시각을 가져서는 안된다는게 네티즌의 지적이다. 인터넷의 영향력은 이제 누구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율성과 책임이라는 인터넷의 두가지 요소가 이번 대선에서 어떠한 형태로 나타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