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매니지먼트업체들이 자사 소속의 스타를 내세워 영화제작 사업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전광렬 정웅인 등을 거느리고 있는 JR엔터테인먼트는 계열사인 JR픽쳐스를 통해 최근 코미디 영화 '2424'를 제작,개봉했다. 김민종 윤다훈의 소속사인 배우마을은 '패밀리'를 제작해 개봉했고,장동건이 속해 있는 MP엔터테인먼트는 내년 1월 개봉할 '보리울의 여름'을 제작중이다. 또 전지현 차태현 조인성 박신양 등을 보유하고 있는 싸이더스HQ는 '마들렌''4인용식탁''몽정기' 등의 공동제작자로 참여했다. 공동제작자로 참여한 것은 독자적인 영화제작 사업을 하기 위한 초기 단계다. 실제로 MP엔터테인먼트는 멜로물 '연애소설'에 공동제작자로 참여한 뒤 '보리울의 여름'에 제작비 전액을 투입해 단독 제작자로 나섰다. 최근 5백억원 규모의 영상펀드를 조성한 MP엔터테인먼트는 매년 4∼5개 작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매니지먼트 업체들의 영화제작사업 진출은 '스타 파워'를 앞세운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영화 사업에서 수익을 올리려는 업체들이 늘어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배우 캐스팅 문제를 쉽게 해결함으로써 투자자를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 제작사인 매니지먼트 업체가 연기자의 일정을 관리하기 때문에 촬영 중 배우와 스태프간의 호흡을 맞추기에 좋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배우에게 돌아가야 할 러닝개런티를 매니지먼트 업체가 확보함으로써 배우와 투자업체간에 갈등의 씨앗을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업체들은 주연급 배우를 출연시키는 대가로 흥행수익에 대한 지분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모 멜로영화의 경우 매니지먼트 업체가 톱스타를 출연시키는 대가로 흥행 지분의 절반을 요구함으로써 계약이 성사되지 못했다. 또 '패밀리'와 '2424'처럼 상당수 업체들은 제작경험 부족으로 완성도 낮은 영화를 만들어 관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한 영화제작자는 매니지먼트 업체의 영화사업 진출에 대해 "스타 파워가 지나치게 커짐으로써 생긴 기형적인 현상"이라며 "미국에선 매니지먼트 업체의 영화제작 참여가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