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람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국제행사로 꼽힌다. 개최국으로선 권위를 인정받고 경제·문화 발전의 위상을 전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 현재 박람회 개최를 관장하는 세계박람회기구(BIE)에 유치를 신청한 나라는 한국을 비롯 중국(상하이) 러시아(모스코바) 멕시코(케레타로) 폴란드(브로츠와프) 등 모두 5개국이나 사실상 한·중·러의 삼자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적극적인 유치전 벌이는 중국 러시아=중국은 세계박람회 유치를 베이징올림픽 이상의 국가 대사(大事)로 규정하고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쩌민 국가 주석과 주룽지 총리가 직접 박람회 유치업무를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개인적 영향력과 정치적 관계 등을 바탕으로 31개 유럽회원국의 표를 획득한다는 방침이다. 2005년 세계박람회가 아시아(일본 아이치)에서 열리는 만큼 2010년 세계박람회는 한국과 중국이 아닌 유럽에서 개최돼야 한다는 대륙별 개최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유럽 회원국 공략이 관건=박람회 개최지는 오는 12월3일 1백32차 BIE총회(모나코)에서 89개국 회원국 정부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비밀전자투표로 결정된다. 개최지는 출석 회원국의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은 국가로 결정된다. 대부분의 회원국들은 아직 지지국가 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한·중·러 어느 국가도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 중국이 최종투표까지 가는 박빙의 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