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가 대내외 악재에 시달리다 나흘만에 가까스로 반승했다. 이라크 의회가 유엔의 수정결의안에 대한 거부 권고를 한 가운데 미국 소비지출이 9년중 최저치를 기록할 이라는 전망으로 뉴욕 증시가 급락한 데다 엔화 강세로 수출주들의 실적 악화 우려감이 증폭됐다. 특히 대형 15개 은행들의 부실채권 규모가 47조엔에 달하는 가운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종합대책이 지지부진, 시장의 신뢰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낙폭과대 인식에 따른 기관의 선물연계 매수가 유입돼 반등하는 데 성공했으나 향후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시장에서는 달러 상승이 펀더멘털과 관계 없는 기술적 수준의 반등이어서 추세전환으로 보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또 일본 정부의 디플레 대책이 공전되고 있어 향후 시장 전망은 어둡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 달러 약세·경기회복 '실망감' = 12일 일본 도쿄주식시장에서 닛케이225 평균지수는 8,464.77로 전날보다 4.40엔, 0.05% 상승하며 마감, 나흘만에 가까스로 반등했다. 개장초 8,400선이 붕괴되며 19년 최저수준으로 추락하기도 했으나 추경예산편성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낙폭을 줄였다. KDDI 등 실적전망 악화로 최근 크게 떨어진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매수세 들어왔고, 카메라 및 의료장비 업체 올림푸스 옵티컬은 순익 증가 전망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이 120엔 이하에서 밑도는 가운데 일본 금융당국이 엔화강세 진정을 위한 개입을 시사하고 나서면서 추가 하락이 제한됐다. 그러나 미국 경제에 대한 실망감에다 전쟁 우려감까지 가세된 불확실한 대외환경과 국내 내수 침체 우려감이 더해지면서 대형 첨단기술주와 수출주들에 대한 경계감이 줄지는 않았다. 금융주들도 약세권에 머물렀다. 이날 일본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가 발표한 9월 휴대폰 출하량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8% 급감, 285만7000대에 불과했다는 소식도 기술주 약세를 부추겼다. 무라타, 어드밴테스트, 미즈호홀딩스, 미쯔비시자동차, 재팬텔레콤홀딩스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경닷컴 배동호·이기석기자 liz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