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와 국민통합 21 정몽준 대통령 후보의 단일화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정 후보가 12일 노 후보에게 후보회담을 제의하고,노 후보가 이를 원칙적으로 수용한다는 입장이어서 담판성격의 후보회담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노 후보와 정 후보는 일단 "후보회담을 연다"는 기본 원칙에는 의견일치를 봤으나 후보회담의 성격을 놓고 견해차를 드러냈다. 노 후보측은 후보단일화 성사를 위한 만남으로 규정한 반면 정 후보측은 부담없는 회동을 주장하는 등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후보회담 신경전=정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후보단일화 방안 도출을 위한 협상단끼리의 얘기에 부담이 있다면 둘이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후보단일화를 꼭 이루기 위해,또 후보단일화가 달성된 뒤 두 사람이 힘을 합치기 위해 서로 만나 정치현안 전반을 논의하고 개인에 관해 이해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노 후보측은 선대위 지도부회의에서 후보단일화 성사를 위한 예비접촉을 전제로 이를 수용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후보끼리 만나는 것은 최종적인 것이기 때문에 단일화를 성공시키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후보간 단독회동을 성공시키기 위한 준비접촉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노 후보는 "두 후보의 만남이 단일화 무산을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단일화 성사를 위한 자리여야 한다"며 "사전에 단일화방법 등에 대한 의견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전 예비접촉을 통해 타협점을 찾은 뒤 만나는 과거 '영수회담'의 형식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역제의에 정 의원은 "남북정상회담도 아니고 같이 여의도에 있는 사람끼리 못만날 게 없다"고 말했다. 김행 대변인은 "준비접촉을 갖자면 응하겠지만 조건없이 만나자는 게 정 후보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조건없는 만남을 통해 의제없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자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준비접촉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후보회담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협상 전망=협상시한과 단일화 방식 등 각론에서 현격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노 후보는 평화방송에 출연,"대의원을 상대로 하는 것은 여론조사가 아니라 설문조사"라며 "우리당은 지난 경선 후 많은 대의원이 불복하고 떠나버려 분산되고 깨졌는데 이런 불복후유증을 활용해서 당을 어렵게 만들겠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정 후보측을 비난했다. 협상시한에 대해서도 노 후보측은 "TV토론일정 등을 감안해 13일까지는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시한을 제시한 반면 정 후보측은 18일까지만 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문제들이 풀리지 않으면 협상은 평행선을 그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재창·정종호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