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엔화 약세를 배경으로 상승 출발, 1.206원선을 거닐고 있다. 전날 하락 전환한 흐름이 다시 뒤집어져 시장은 여전히 '안개장세' 속에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 약세 흐름이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이라크가 UN결의안을 무조건적 수용하기로 결정, 시장 불안감이 한결 가시며 달러화에 힘이 실렸다. 이에 따라 달러/엔 환율이 120엔대에 진입, 달러/원에 상승 모멘텀을 제공했다. 최근 1,200원 붕괴 여부를 놓고 팽팽하게 맞닥뜨린 접전에서 달러매수(롱)전략에 중심을 둔 세력의 손이 올라간 듯한 품새. 다만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과 달러화 약세에 대한 의심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오름폭 확대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210원 부근의 대기매물도 상승의 한계를 예상케하는 대목. 시장은 일단 달러/엔의 120엔대 안착 여부에 관심을 두고 있다. 환율 하락추세의 '멈춤 판단'을 위해 가장 선행돼야할 요인. 1,200원대에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9시 53분 현재 전날보다 4.00원 오른 1,206.20원을 가리키고 있다. 간밤 역외선물환(NDF)환율은 달러화 강세를 안고 장중 1,210.50원까지 상승한 뒤 소폭 반락, 1,209.00/1,210.00원에 호가되며 마감했다. 전날보다 5.80원 높은 1,208.00원에 개장한 환율은 곧 1,209.00원까지 올라섰으나 차츰 달러/엔 오름폭 축소와 물량 공급으로 9시 48분경 1,205.60원까지 밀렸다. 이후 추가 반락이 제한된 환율은 1,206원선으로 되올랐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NDF정산관련 역내 매도분이 있고 주식순매수분 출회 가능성 등 물량 부담이 다소 있다"며 "공급이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커 달러/엔이 올라도 달러/원은 이를 따르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어 "오늘 달러/엔 움직임과 수급 공방 등을 감안하면 다소 넓게 봐서 1,202~1,209원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밤새 뉴욕에서 120엔대를 회복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에서 이 시각 현재 120.20엔을 기록중이다. 최근 119.50엔을 놓고 추가 하락과 반등의 기로에 섰던 달러/엔은 120엔대를 회복함으로써 바닥을 다진 듯한 모양새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02~1,003원을 오가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이틀째 순매수를 보이며 거래소에서 97억원의 매수우위이며 코스닥시장에서는 균형을 보이고 있다. 순매수 규모가 확대되면 심리적으로 상승을 제어할만한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