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채권 위조 사건이 발생했다. 14일 증권예탁원에 따르면 1천만원짜리 위조 국민주택채권 98장(9억8천만원어치)이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이날 본격 수사에 나섰다. 예탁원은 지난 13일 세종증권이 감식을 의뢰한 채권을 정밀 조사한 결과 이들 채권이 모두 위조된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규모는 현재까지 적발된 위조채권 사건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다. 이들 위조채권은 지난 2001년 5~7월과 9~10월에 각각 발행된 것이라고 예탁원은 덧붙였다. 예탁원은 이들 위조채권중 37장은 지난 10월 국민은행에서 발견된 위조 채권번호와 중복돼 동일 번호로 여러 장이 유통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금처럼 유통되는 국민주택채권이 위조돼 시중에 얼마나 유통됐는지 추정하기 어려워 채권투자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말했다. 예탁원 관계자는 "위조채권은 종이 질이 얇은 경우가 많고 빛을 투과해야만 보이는 '대한민국정부'라는 은서가 깨져 나타나거나 채권번호를 표기하는 고유 글자체가 조잡한 편"이라며 "그러나 최근 정교하게 만들어진 위조채권은 육안 식별이 불가능해 국민주택채권 소지자는 발행기관 본.지점이나 증권예탁원을 통해 변조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