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5일자) 급격한 가계대출 규제는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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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경기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전망이 몹시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조사한 10월중 소비자 기대지수가 97.1로 올들어 처음으로 100 아래로 떨어졌고,특히 소비자 경기전망은 전월보다 20포인트 가까이 폭락한 87.8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달초 전경련이 조사한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역시 98.6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100을 밑도는 상황이고 보면 경제를 이끄는 양대 축인 가계와 기업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이미 불황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전망만 어두운 것이 아니라 가계의 소비지출 줄이기로 자동차 가전 유통 등의 부문에서 내수판매가 이미 크게 위축되고 있고,현금 유동성이 어느때보다 풍부한 기업들이 투자와 지출을 줄이는 등 긴축경영에 들어간 상황이란 점을 감안하면 경기가 급속히 냉각될 것이란 우려를 더하게 한다.
가계대출잔액이 국내총생산의 70%에 육박한 상황에서 경기가 급속히 냉각된다면 개인파산과 은행의 부실화 등으로 경제전반에 심각한 문제를 불러오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비록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수출은 지난 10월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전년동월보다 2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수출호조는 반도체 가격 상승과 연말특수 등 계절적인 요인이 강한 게 사실이고 보면 그 지속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 EU 일본의 경기전망 역시 어두운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최근엔 환율마저 다시 하락하고 있어 가격경쟁력 약화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의 내수경기가 부동산투기 같은 거품을 일으키는 등 숱한 부작용을 몰고오기도 했지만 내수경기의 급격한 추락 또한 많은 문제를 파생시킬 게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내수경기의 연착륙을 유도하는 한편,수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현안 과제는 가계대출 문제다.
올들어 급격히 팽창한 가계대출은 은행경영의 건전성마저 위협할 정도지만 내수경기가 급랭할 조짐을 보이는 지금 이 시점에서,지나치게 그리고 급격히 축소한다면 또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면 가계대출 부실화 문제가 빚어질 수 있지만,거꾸로 무조건 가계대출을 줄이고 보자는 식의 정책에도 문제가 있다.
가계대출에 대해 충격적인 방법을 쓴다면 그것은 곧바로 소비위축과 함께 경기를 급랭시키는 요인이 되고 말 것이다.
정부 당국은 이점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