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아침 서울 양재테니스클럽. 어둠이 걷히지 않은 오전 6시께 이영탁 KTB네트워크 회장(56)이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곧 테니스 라켓을 집어들고 전 국가대표 선수이자 감독을 지낸 최부길 감독(57)과 랠리를 시작한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포핸드와 백핸드 스트로크,발리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10여분쯤 공을 주고 받더니 땀이 나는지 스포츠 점퍼를 벗어 던지고 반소매 차림으로 다시 구장에 들어선다. "순발력을 기르고 하체를 단련시키는 데는 테니스가 최고입니다.운동량도 많아 30∼40분 정도 공을 치다 보면 온몸에 땀이 흐릅니다." 이 회장은 70년대 초에 테니스를 시작,30여년의 구력을 자랑한다. 테니스에 대한 '애정'도 그만큼 깊다. 이 회장은 최근 들어 테니스 인구와 구장이 감소해 테니스를 즐길 기회가 적어진 것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주위에 나이가 들면서 테니스를 그만둔 친구들이 많아요.대구상고 1년 선배인 최 감독과 1주일에 한두 번 정도 치거나 사내 테니스동호회에 참여하는 게 고작이죠." 이 회장은 아침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주중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나 6시부터 1시간 정도 운동한다. 테니스와 헬스 수영을 번갈아가면서 한다. 주말에는 등산이나 골프를 즐긴다. "잡식 스타일이라고 할까요.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몸에 익힌 운동을 골고루 하는 편입니다.40대 들어 수영과 등산 골프를 배웠고 헬스를 시작한 지는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이 회장은 1년여 전 삼성 서울병원에서 스포츠종합테스트를 받은 결과 상체와 허리가 상대적으로 부실하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1주일에 2∼3회 헬스클럽에 나가 상체와 허리의 힘을 기르는 운동을 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이 회장의 남다른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타고난 '건강IQ'는 낮은 편입니다.어릴 때부터 몸이 허약했고 운동도 썩 잘하지 못했죠.건강에 관한 한 철저한 '노력형'이죠.지금까지 비교적 건강한 생활을 영위해 온 것도 항상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노력한 덕분입니다." 이 회장은 한 달 전에 설악산 대청봉을 등반했다. 양양군 오색지구에서 올라 설악동으로 내려오는 험난한 코스를 새벽 3시에 출발,11시간 만에 끝냈다. 꾸준한 '수련'의 결과다. "8년 전 대청봉 등반을 무턱대고 따라 나섰다가 다리가 후들거려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몸을 단련해 언젠가 다시 도전하겠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죠.이번에는 설악산의 단풍을 마음껏 즐기면서 가뿐히 오를 수 있었습니다." 이 회장은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것 외에 특별한 건강비결은 없다고 말한다. 식사는 가리는 음식 없이 많이 먹는다. 담배는 10여년 전에 끊었으나 술은 1주일에 2회 정도 '보통사람보다 많이 마시는' 편이라고 한다. 그는 "건강에 왕도는 없다"며 "무엇보다 자신의 취미나 신체적인 능력,생활 방식에 맞는 운동이나 건강관리법을 택해 지속적으로 하는 게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