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책이 있는 풍경] '세계 문화 기행' ..건축사진에 담긴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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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피로를 푸는 방법이 있다.
내가 가진 방법 가운데 하나가 그림책을 보는 일이다.
생활에서 오는 긴장을 해소하고,삶의 균형을 잡아나가는데 그림과 글이 함께 있는 책을 보고 읽는 것이다.
이런 책들은 빼곡히 채워진 글을 읽어야 하는 의무감에서 우리를 해방시켜 준다.
그리고 가보지 못한 곳,그러나 언젠가 한 번 방문해 보고 싶은 곳을 향해서 상상의 나래를 펴도록 도와준다.
3대째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임정의씨가 낸 책,'세계 문화 기행'(창해)이 그런 책이다.
이 책에는 '삶과 어우러진 건축과 문화'라는 작은 제목이 붙어있다.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누구보다 열심히 세계를 돌아다니며 귀중한 것을 카메라에 담아왔다는 자부심을 지닌 '발작가'로서,20여 년간 건축 분야에만 전념해온 나의 지식과 경험에 덧붙여 현장에서의 느낌과 정보를 전해주고자 노력했다."
서점가에 나와있는 여느 문화기행과 다른점은 어떤 것일까.
이 책은 우선 관점이 분명하다.
건축사진을 오랫동안 다루어 온 저자의 관점에서 프랑스 모나코 그리스 터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주요 건축물들이 모두 소개되어 있다.
물론 과거만이 아니라 현대물에 휠씬 더 비중을 두고 있다.
또 한가지의 차이점은 사진 전문작가의 강점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프로 작가의 사진이 이런 것이구나,사진이 이처럼 아름다울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진과 글을 함께 다룰 수 있는 재능을 갖기란 쉽지가 않다.
작가는 이 책에서 이 두 가지 장기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아는 것 만큼 보인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책이다.
건축전문가의 시각에서 현대와 과거의 작품들을 들여다 보면서,우리는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을 가다듬고 자신의 안목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노력들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주변을 유심히 바라보고,그곳에서 비즈니스와 관련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안목도 한층 높아지게 된다.
공병호경영연구소장 gong@go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