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출범한 후진타오체제는 당분간 장쩌민체제가 견지했던 한반도 정책의 틀을 그대로 유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후진타오와 4세대 지도자들의 부상에도 불구,장쩌민이 당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에 유임됐고 탕자쉬안 외교부장이 당 중앙위원에 선출돼 이들 원로의 조언이 한반도정책에 여전히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과 중국간 경제협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한국의 총 수출 중 대중국(홍콩 포함)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로 미국(20.2%)을 제쳤다.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양국은 중국의 경제현대화 계획과 맞물려 전면적인 경협 파트너로 자리잡을 것이다. 지난 10년간 꾸준히 발전해온 정치·외교분야의 협력도 지속될 전망이다. 김대중 대통령과 장쩌민 주석이 서로 방문,정상간의 우의를 과시했고 외무장관 등 관련자들의 상시적인 회담 채널도 마련돼 있다. 양국간의 협력은 한때 적국이었던 양국의 군사분야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은 북한정책에서도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전통적 혈맹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장 주석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남한의 답방을 권유했고 북·미대화를 종용해 왔듯 차세대 지도자들도 이러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국이 북한의 점진적인 개혁과 개방을 유도하는 한편 미국과 일본의 반대축으로서 북한의 존재를 활용하는 전략이다. 북한의 핵문제 해결에서도 중국은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신의주 특구 문제 등 북한의 정책이 중국의 이해와 엇갈릴 때는 적절한 견제도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들에게 '북한=혈맹'이라는 정서적 유대감이 묽어졌을지 모르지만 중국의 북한 '끌어안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