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치에 또 다시 수렴청정 시대가 도래하는가.' 장쩌민 주석이 후진타오 총서기에게 중국 정치권력의 원천인 중앙군사위 주석을 넘겨주지 않음으로써 제2의 수렴청정을 예견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국에서 군권(軍權)과 당권(黨權) 및 행정권(정부주석)이 분리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80년대 말 덩샤오핑(鄧小平)시절부터다. 중국 개혁개방의 설계사였던 덩샤오핑은 당시 후야오방(胡耀邦)과 자오쯔양(趙紫陽)을 차례로 총서기에 앉히면서도 중앙군사위 주석직은 자신이 갖고 있었다. 덩은 군권을 바탕으로 민주화 운동에 동조적 입장을 취했던 후야오방과 자오쯔양을 갈아치우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수렴청정의 시대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것은 장쩌민 주석 시절. 덩은 지난 89년 6월 발생한 톈안먼 사태 이후 장쩌민을 총서기 겸 국가주석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은 그대로 유지,막후에서 장 주석을 지도했다. 당시 일부에서는 장 주석을 '덩샤오핑의 꼭두각시'라고 표현했다. 장 주석이 중앙군사위 주석직 승계를 거부한 것도 덩샤오핑의 전례를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기에 장 주석은 내년 3월 국가주석 역시 후 총서기에게 넘겨주되 자신은 막후 실세로 남을 거라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