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회장을 승계하게 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53)은 경복고, 인하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74년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입사 이래 영업 전산 자재 인사 총무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다. 80년 대한항공 상무에 오른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 그는 대한항공 사장(92년), 한진그룹 부회장(96년)을 거쳐 99년 대한항공 회장에 올랐다. 조 회장은 그룹 안팎으로부터 한진그룹이 현재의 체계적인 경영체제를 구축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는 또 임직원 의식구조 개혁운동을 전개함으로써 사내에 서비스 지상주의를 확립했다. 대한항공 간부급 직원들의 사관학교로 유명한 KMPD(KAL Management Development Program) 과정을 개설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는 평소 "기업은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자격을 갖춰 가꾸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때문에 그룹내 누구보다도 실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또 "기업은 눈앞의 이익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투자와 기술 축적에 힘쓸 때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대한항공 회장 취임 후 그는 회사의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는 작업을 전개했다. 사업본부별 이익 창출을 위한 책임경영 제도를 도입하고 사외이사제를 실시하는 등 투명경영을 확대해 나갔다. 조 회장은 합리적인 원칙과 완벽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논리와 기준이 분명하면 파격적인 제안일지라도 과감히 받아들여 적극 지원한다는게 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