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자본 창업 시장에 가족창업 붐이 일고 있다. 가족간의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부부나 형제자매끼리 뭉쳐 사업에 나서는 '가족창업'이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가족창업의 당면 목표는 가족의 생계를 거뜬하게 꾸리는데 필요한 수익을 창출하는 것. 이를 위해 세상에서 가장 가깝다는 부부, 끈끈한 정을 나누는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형제자매가 함께 창업한 점포가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예로부터 '가까운 사람끼리 금전거래를 해서는 안된다'고 여겨졌다. 그래서 은연중 가족간 금전거래나 동업이 금기시됐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소자본 창업 붐이 일고 소액자금으로도 창업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가족창업은 보편적인 창업 형태의 하나로 자리를 잡게 됐다. 가족창업에서 성공의 관건은 창업유형에 맞는 업종을 선정하는 것이다. 가족창업의 창업유형은 부부창업, 부모와 자녀 창업, 형제나 자매 창업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창업유형에 가장 알맞은 창업 아이템을 소개한다. 부부 창업 가장 흔한 가족창업의 유형이 바로 부부 창업이다. 부부가 역할을 분담해 경영하기 때문에 성공확률도 높다. 남편은 배달과 마케팅을 맡고, 아내는 점포 내부 운영을 전담하는 형태가 많다. 이와 같이 서로의 역할을 정확하게 분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부부가 함께 하기에 적합한 업종으로는 우리 고유음식을 주 메뉴로 하는 보쌈전문점, 황태요리 전문점이나 우리 입맛에 친숙한 신세대형 퓨전 치킨 전문점, 피자.치킨 배달 전문점 등이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식류와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사상체질 생식 전문점도 부부창업자들에게 인기다. 출산용품점의 경우도 아내 혼자 하는 것보다 부부가 함께 꾸리는 가게가 매출이 훨씬 높은 경우가 많다. 출산용품 전문점인 프랜드리베이비 홍제점이 대표적이다. 홍제점을 운영하는 부부는 결혼전에 가게를 열어 아내는 점포 내부일을 맡고 남편은 산부인과 병원 대상의 마케팅과 배달을 전담해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부모와 자녀 창업 아버지.아들 또는 어머니.딸과 같이 두 세대가 합심해 창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부모의 경험과 신세대 자녀의 적극성이 합쳐진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그러나 부부가 함께 사업을 꾸리는 경우보다 의사소통이 부자연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은 오히려 걸림돌이다. 나이와 능력에 맞게 효율적으로 역할을 분담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부모와 자녀 창업에 적합한 아이템으로는 사무용품 할인점, 애완동물 전문점, 멀티형 커피 전문점, 생과일 아이스크림 전문점, 아동복 할인점 등을 들 수 있다. 아침식사 시간에 국이나 찌개류를 배달해 주는 국배달 전문점 사업은 부자 창업자에게 적합한 업종이다. 무점포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창업자금이 비교적 적게 드는 장점도 있다. 형제나 자매 창업 마음이 잘 맞는 형제나 자매만큼 좋은 사업 파트너도 없다. 이들이 함께 가족창업을 한다면 여러모로 궁합이 잘 맞는다. 서로의 성격과 특성을 잘 알기 때문에 손발을 맞추기 쉽다.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창업에 앞서 각자의 역할과 지분 관계 등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다른 가족창업 경우에 비해 분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크다. 창업자들이 20,30대 젊은 층이라면 비슷한 연령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유행 아이템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유망 아이템으로는 베이글 전문점, 세계 맥주 전문점, 아로마 바디용품 전문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베이글은 최근 일본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식품으로 국내에서도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아로마 바디용품 전문점은 여성들이 잘 아는 분야인데다 여성고객을 상대로 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자매가 함께 시작하기에 적합한 창업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결혼한 언니와 미혼의 동생이라면 출산용품 전문점이나 아동복 할인점처럼 어린이상품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 도움말=유재수 한국창업개발연구원장(501-2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