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용 빙그레 사장은 지난 80년 신군부의 기사검열에 반대하는 제작거부투쟁을 벌이다 해직되기까지 합동통신의 외신부와 사회부에서 기자로 일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해직후 몇 개월간 실업자 생활을 한 뒤 81년 산업연구원(KIET)에 들어간 뒤 일본 히토쓰바시대학에서 경제학박사과정까지 마쳤다. 기업과 관계를 맺은 것은 90년 한양유통경제연구소 연구원으로 자리를 잡으면서부터. 그는 92년 빙그레 경영정보담당 이사를 맡으면서 기업인으로 본격 변신한다. 정 사장은 "기업내에서 직급이 올라갈수록 제너럴리스트적인 접근과 판단력 균형감각이 중요해진다"며 기자생활과 다양한 인생 경험을 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기사는 항상 이해상충관계에서 나오지 않습니까.사실에 입각해서 불편부당하게 써야하는 기자에게 가장 중요한게 균형감각인데 짧은 시간에 균형있게 판단하는 훈련을 했던게 경영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사내업무를 모른 탓에 겪었던 어려움도 있을 법하다. "내가 실무를 몰라 배우겠다는 자세로 나가니까 아무 문제가 없더라구요.또 임원이상이 되면 실무적인 사항은 권한을 이양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야 합니다.그러다보니 큰 마찰이나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가 7년전 경영정보담당임원으로서 국내 다른 업체들보다 앞서 이메일 결재시스템인 "핸드오피스"를 도입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전략적판단의 결과다. 요즘도 신규사업과 해외진출 등 5개의 주요현안에 대해선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직접 챙긴다. "어느 직업이든 전직을 하더라도 자기의 경험은 반드시 써먹을 데가 있습니다.경험이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라는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그대신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도록 진심으로 노력해야지요."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