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한 심리학자이며 작가인 리처드 칼슨은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창작시대)라는 책에서 사소한 일에 연연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 자신도 집에서는 사소한 일로 쩔쩔 맨다면서 "가족과 가정생활에 관한 문제라면 누구도 1백% 장담할 수 없다"고 털어놓는다. 칼슨이 쓴 또하나의 책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101가지 이야기"(공경희 옮김,국일미디어,9천원)는 좀더 수월하고 사랑이 넘치는 가정생활을 위한 지혜를 담고 있다. 사소한 일에 연연하지 않는 것과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그 지혜의 큰 줄기다. 칼슨은 우선 사소한 일로 쩔쩔 매지 말자고 제안한다. 가정에서의 분쟁은 언제나 사소한 일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말다툼할 땐 웬만하면 져주고,눈에 거슬리는 식구들의 별난 습성도 악의가 없는 것이니 웃어넘기자고 한다. 가정에 사랑과 평화를 가져오는 또하나의 비결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 가족의 존재를 당연시하고 무시하는 데서 가족들은 상처를 받고 화를 내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배우자를 당연시하고 고마워할 줄 모르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태도다. 배우자가 없다면 삶이 얼마나 슬프고 고달플 것인지 생각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감사의 마음을 짧은 말이나 메모로 자주 전하라고 저자는 충고한다. 가족들만의 시간을 위해 바깥에서의 모임이나 외부인사를 초청하는 파티도 줄여야 한다. 아이가 정말 원하는 건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가족과의 시간을 위해 외부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고 한다. 아이를 위해 자신의 계획표를 잠시 미뤄보는 것,가족회의를 통해 서로 공감하고 사랑을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족끼리 자선행사에 참여해보거나 캠핑이라도 떠나보면 어떨까. 불편함을 함께 해결하고 자선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하나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사랑한다고 말할 기회를 놓치지 말자"면서 "말보다는 행동이 더 감동적"이라고 강조한다. 오늘이 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평소에는 당연하게 보였던 모든 일이 "특별하게" 여겨질 것이다. 그래서 칼슨은 일상의 삶,그 중에서도 가정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정은 "쉴 곳이며 평화를 얻을 수 있는 천국"이기 때문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