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미술품 경매 '예상밖 호황'..소더비등 3대 현대미술품 경매낙찰률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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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경매가 크게 부진할 것이란 예상은 기우(杞優)였다.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미술 경매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란 우려 속에 지난주 뉴욕에서 차례로 열린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의 현대미술품 메이저경매가 높은 낙찰률을 기록,향후 미술시장에 밝은 전망을 던져줬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열린 소더비의 '전후(戰後) 및 현대미술품' 경매에선 출품작 66점 중 51점,7천8백20만달러 어치가 팔렸다.
판매금액 기준으로는 미술 경기가 호황이던 1989년 경매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크리스티 경매는 당초 예상치 6천만달러를 훨씬 웃도는 6천6백90만달러,이보다 앞서 열린 필립스 경매는 2천4백80만달러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뉴욕 현대미술품 메이저경매가 이같은 성과를 거둔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갈래로 분석중이나 인상파작품 경매의 상대적인 부진이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뉴욕 메이저경매를 참관한 서울옥션의 이학준 상무는 "일본 기업과 미술관들이 선호했던 인상파 고가 미술품들의 판매가 부진함에 따라 구매자들의 관심이 현대미술품으로 쏠리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4일 열린 소더비의 인상파 메이저경매 판매실적은 8천1백40만달러에 그쳐 예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또 다른 특징은 미국 출신의 인기작가 작품이 강세를 띠면서 뉴욕 메이저경매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추상표현주의 1세대 작가인 드 쿠닝,팝 아트의 선구자인 앤디 워홀,제스퍼 존스 등의 작품은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 등 3대 경매시장에서 높은 낙찰률을 기록했다.
이번 현대미술품 경매에서 최고가로 낙찰된 작품은 소더비에 출품된 드 쿠닝의 1947년작인 '오레스테스'.
작가의 흑백 추상 9점 중 하나인 이 작품은 추정가가 8백만∼1천만달러였지만 낙찰가는 이를 훨씬 상회한 1천3백20만달러(약 1백60억원·수수료 포함)였다.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 제스퍼 존스의 '0부터 9까지'(1961년작)도 추정가보다 훨씬 높은 9백90만달러에 낙찰됐다.
비 미국 작가로는 게르하르트 리히터,안젤름 키퍼,사진작가인 안드레아스 거스키,토마스 스트루스 등 독일 작가들의 작품이 인기를 끌었다.
필립스 경매에 출품된 독일 작가 리히터의 풍경작인 '트로이스도르프'(1985년작)는 3백10만달러에 낙찰됐는데 구매자는 서울 사간동에 있는 서미화랑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