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여러차례 질식할 정도의 긴장된 순간이 있었다.그럴땐 나도 모르게 엉뚱한 샷이 나왔지만 그것은 골프의 한 속성으로 이해해야 한다" 타이거 우즈의 말이 아니라도 대부분 골퍼들은 플레이중 중압감을 느껴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미국 골프매거진(12월호)은 '멘탈 게임' 컨설턴트인 리처드 쿠퍼박사에게 의뢰,플레이중의 중압감을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가장 긴장하는 순간(샷)=쿠퍼 박사는 10가지를 꼽았다. 그 중 첫째는 마지막 홀 그린이었다. 아마추어들도 마지막 홀 그린에서 가장 긴장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홀에서 파만 하면 '싱글 핸디캐퍼'가 되거나,2∼3개 홀 누적된 스킨의 주인공이 가려질 때는 손이 떨려 퍼트를 제대로 못할 경우가 있다. 그는 또 △편을 갈라 플레이하는 데 파트너가 자신에게 의지할 때 △갤러리가 보고 있을 때 △첫번째 홀 티잉그라운드에 섰을 때 △물을 넘겨 어프로치샷을 할 때 △과거 중압감 때문에 실수를 한 것이 떠오를 때 △기량이 뛰어난 사람과 플레이할 때 △벙커샷을 할 때 △볼을 잃어버릴 우려가 있을 때 골퍼들은 긴장한다고 지적했다. ◆긴장하고 있다는 징표들=긴장하면 우선 페이스에 변화가 생긴다. 걷는 속도나 말하기 숨쉬기 등이 평소 템포보다 빨라지거나 느려진다. 하품이 나오거나 갑자기 스트레칭을 할 때,사지가 떨릴 때,사고가 명확하지 않을 때,과거의 나쁜 기억이 떠오를 때 등은 긴장하고 있다는 신호다. ◆즉석에서 긴장을 떨쳐버리는 방법=쿠퍼 박사는 일단 플레이에서 한 발 물러서는 자세를 갖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좋아하는 해변이나 산,또는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들을 생각하면서 잠깐이나마 그 속에 몰입하라는 것. 정신적 '타임 아웃'을 부르라는 얘기다. 그 밖에 타월로 그립을 닦거나(페인 스튜어트) 립스틱을 꺼내서 바르고 집어넣기(리 잰슨) 같은 단순한 일에 몰두하는 것도 긴장을 푸는 방법이다. 또 심호흡하기,'프리샷 루틴'에 빠져들기,큰 소리로 지금 할 샷을 외치기 등도 권장된다. ◆중압감에서 벗어나는 길=무엇보다 자신만의 프리샷 루틴을 개발하고 그것을 철저히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 그 게임에 맞는 전략을 미리 세우는 것이다. 티샷은 어떤 클럽으로 하고,어프로치샷은 레이업을 할 것인지 바로 공략할 것인지 등이다. 실제 상황과 동등한 조건 아래 연습하는 것도 좋다. 폴 에이징거는 "루틴을 지키고,더 천천히 걸으며,아드레날린을 컨트롤하는 것이 중압감에서 해방되는 길"이라고 말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