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방안 외부유출과 관련, 국민통합 21 이철(李哲) 단장 등 후보단일화추진단이 18일 오후 전격 사퇴하고 민주당은대책회의를 열어 여론조사에 대한 일부 재검토 입장을 밝히면서 후보단일화 협상이고비를 맞고 있다. 통합 21이 19일 새 협상단을 꾸리면서 양당간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지만양당이 여론조사 방안에 따른 유.불리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데다 상호 불신도 커지고 있어 협상 전망은 불투명하다. ◇통합 21= 이 철 단장 등 후보단일화추진단 전원이 18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사퇴를 선언했다. 이 단장은 "여론조사 방식이 공개됨으로써 공정한 경선이 불가능하게 된 사태에 책임을 지고 후보단일화추진단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추진단 사퇴는 재협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경고의 성격이 짙다. 또 "후보단일화의 본질이 훼손돼서는 안된다"는 정몽준(鄭夢準) 후보의생각과 맥이 닿아 있다. 통합 21은 여론조사 방안의 외부유출로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본선경쟁력이 낮은후보를 선택하는 '역선택' 가능성이 현실화된 만큼 공정성 담보를 위해 여론조사 시점과 조사기관 선정 등 여론조사에 관한 포괄적 재협상을 벌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논란을 빚고 있는 여론조사 설문문항에 대해서는 이미 유리하게 돼 있는만큼 수정을 요구한 적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합 21은 오전 회의에서 재협상 방침을 결정한 뒤 김행(金杏) 대변인이 재협상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고, 이 단장은 민주당 이해찬(李海瓚) 협상단장, 이호웅(李浩雄) 의원과 수차례 통화했다. 이 단장은 특히 김원기(金元基) 후보단일추진특위 위원장과 만나 재협상 입장을설명하기도 했다. 이 단장은 "민주당측에 재협상을 위해 만나자고 제의했으나 여러 이유를 들어회피하면서 우리에게 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며 민주당의 협상의지를 의심했다. 이 단장은 또 "이해찬 단장은 내가 비공개를 요구하며 여론조사 수정에 대한 개인의견을 밝힌 것을 마치 우리 당의 입장인 것처럼 공개했다"며 불신감을 드러냈다. 통합 21은 19일 오전 신낙균(申樂均) 위원장 주재로 후보단일화대책회의를 갖고협상단 구성과 재협상 여부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민주당 = 여론조사기관 선정 및 실시시기 조정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가능하다는 자세다. 그러나 설문문구 수정의 경우 손질 불가로 입장을 정리한 상태다. 이해찬 협상추진단장은 "통합21측이 여론조사 합의 유출을 근거로 내세워 공정하고 객관적인 여론조사가 불가능해졌다며 조사기관과 실시시기 재검토를 요구했고이에 대해 우리는 재검토 수용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그러나 설문문구 조정에 대해선 "처음부터 이야기를 다시 하자는 주장"이라며 "그런 요구도 없었고, (요구가 있더라도) 안된다"고 못박았다. 특히 이 단장은 "그 문제는 통합21측이 요청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협상에서)양쪽 입장이 팽팽히 맞서다 중간에서 타협해 (문구) 최종정리를 그쪽에서 했다"고말했다. 즉 공정성과 객관성을 해친다는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조사기관과 실시시기만 재검토가 가능하지 문구까지 손대는 협상을 다시 시작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단장은 특히 여론조사 협상과정에서 설문문구, 오차범위, 표본크기 , 조사기관, 시점 등으로 나눠 협의를 벌였다는 사실을 소개하며 이같은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러나 이 단장은 이철 단장과 여러차례 통화한 사실을 전하며 "비관하지 않는다. 사퇴를 곧 철회하지 않겠나. 서로 이들 두 가지 사항에 대한 방침을 각기 정하고 나서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협상재개를 통한 이견 조율 가능성을 기대했다. 그는 또 단일화를 염원하는 국민여론과 후보간 `대합의'를 상기시키며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로 임해 TV토론과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뽑는 합의과정을 마무리할것을 통합21에 요구한다"고 `성실한' 협의를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설문문구 조정이 단일화의 마지막 `걸림돌'로 등장할 경우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고형규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