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월드컵 4강에 든 것은 한국선수들의 장점과 히딩크의 장점이 어우러져 최상의 퍼포먼스를 이뤄냈기 때문입니다. 한국MSD도 근면하고 똑똑하고 충성심이 강한 한국 사람들의 특성과 합리적이고 개방적인 본사의 기업문화를융합시켜 최상의 효과를 발휘하는 조직으로 만들겠습니다" 이승우(44) 한국MSD 사장은 "제약업계의 히딩크"를 꿈꾸고 있다. 오랜 외국생활을 통해 몸에 배인 합리성과 한국인들이 가진 장점을 결합해 회사를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만들어나가겠다는 포부다. 이 사장은 중학교 때 캐나다로 이민가서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MBA(경영학석사)를 취득한 후 미국 B&W 존슨앤존슨 스트라이커 등에서 근무했다. 지난 1995년 한국MSD 최고경영자(CEO)에 발탁되면서 모국에 왔다.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사인 미국 머크가 한국법인(한국MSD)을 설립한 것은 지난 94년. 이 사장은 95년9월부터 CEO(최고경영자)를 맡아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96년 24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97년 60억원,98년 1백50억원,99년 3백29억원,2000년 6백80억원 등으로 해마다 2배이상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1천1백22억원을 기록,1천억원을 돌파했다. 한국MSD는 2000년 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흑자로 전환한 후 2년연속 순익을 기록,수익구조도 안정권에 들어섰다. 사원도 96년 90여명에서 현재 4백2명으로 늘어났다. 이 사장은 고성장의 요인으로 우수한 제품력과 사원들의 자발적인 노력 등을 꼽는다. 그는 CEO취임후 합리적이고 개방적인 문화를 회사에 심어 왔다. 한국MSD는 업계에서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로 유명하다. 4백2명의 임직원 가운데 여성이 2백7명으로 절반을 넘는다. "여성을 특별히 우대한다기 보다는 남녀를 차별하지 않고 자신의 업무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등한기회를 부여해온 결과입니다. 성별을 따지지 않고 철저한 업적과 능력위주로 평가하다보니 우수한 여성인력이 많이 몰려든 것같습니다" 이 사장은 지난 95년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여성 영업사원을 뽑았다. 친분이나 인적 관계에 바탕을 둔 영업보다는 과학적인 접근과 전문성 위주의 "근거 중심"(evidence based)영업 전략을 펼치기로 한 것이다. "회사가 곧 망할 것"이라는 일부의 비판과는 달리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현재 2백16명의 영업사원중 95명이여성이며 이들중 8명이 영업소장을 맡고 있다. 이 사장은 사원들이 "일에 중독되는 것"(Workaholic)을 원치 않는다. 대신 "직장생활과 개인생활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을 강조한다. 사원들은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편한 시간에 출근해 8시간을 근무하면 눈치볼 것없이 퇴근한다. 매주 금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하고 이날엔 모든 사원들이 1시간 일찍 퇴근토록한 것이다. 이 사장은 "한국MSD는 이제 사춘기를 지나 청년기에 들어섰다"며 "회사가 "제 2의 도약"을 실현할 수 있도록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