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주 위주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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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의 답보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18일 서울증시는 60일선이라는 공고한 저항벽 앞에서 또다시 맥없이 밀리며 장고에 들어갔다. 반도체 현물가 약세 전망으로 삼성전자의 주도력이 사그라들자 모멘텀을 상실한 시장은 옆으로 누워 미국시장 눈치만 살피고 있다.
미국시장의 안정적 흐름에 기대어 국내 증시도 어느 정도 하방경직성을 확보한 데 위안을 삼을 만하다. 그러나 실물 경기의 하락추세가 여전하고 이라크 등 돌발악재로 시장 접근이 쉽지 않다.
외국인과 기관의 소극적 대응으로 ‘매수 공백’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외국인의 단기적 선물시장 대응으로 그나마 기대했던 프로그램 매수의 수급기여도 여의치 않다. 거래대금이 2조원대를 하회하는 거래가뭄은 시장체력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 나스닥지수 전고점 돌파하나 = 국내 증시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나스닥지수의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11월 기록한 전고점인 1,420선 부근을 불과 몇 포인트 남겨두고 있다. 이의 돌파 여부에 따라 국내도 박스권 상단 넘기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미국시장의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을 볼 때 나스닥의 흐름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외국인의 최근 순매수가 철저히 미국증시와 연동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당장은 외국인의 매수확대를 성급히 판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우선 경제지표상 미국 경기의 하강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10월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큰 폭 악화되어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공장가동률도 75.2%로 지난 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1월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가 85를 기록, 예상치를 넘었으나 여전히 100을 밑돌았다. 불확실한 경기전망과 기업체의 감원이 지속되고 있어 소비자의 불안감이 높다.
한국투자신탁증권 정무일 이코노미스트는 “경기불안 요소가 잠재되어 있어 실질적인 소비증가는 확신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미국 현지에서 100달러 이상의 의류소비가 급감하는 등 수요가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계절적 수요도 없어 기업체의 4/4분기의 실적은 좋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스닥이 지난 11월 6일 기록한 1,419를 강하게 뚫을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일시적으로 이를 상회하더라도 되밀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 박스권 확대 가능성 = 종합지수가 650선 부근에서 반등에 성공함으로써 어느정도 밑으로는 안정감을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대선을 한달 가량 앞두는 등 주변의 어수선한 분위기로 유동성 보강이 쉽지 않아 강한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최근 은행권의 가계 대출금리 인상과 예금금리 인하로 개인 소비의 위축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또 달러/원 환율 하락으로 수출업체의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기업체의 3/4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당장 60일선을 넘는다 해도 700선 위쪽 매물대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시장 참여를 주저케 하고 있다.
하나둘씩 터지는 돌발 호재로 박스권을 위로 넓힐 수는 있으나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 철저히 실적을 바탕으로 단기 대응하는 전략을 권하고 있다.
한화증권 조덕현 시황팀장은 “60일선 돌파시도과정이 이어지고 있으나 최근 거래대금이 2조원에도 못미치고 있어 그 위에 안착하는 국면으로 판단하기 힘들다”며 “ 추격매수보다는 실적주 중심으로 단기매매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생각보다 단기 수급이 좋지 않아 20일선과 60일선 사이의 제한적 등락이 예상된다”며 “주중반경 방향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찬 수석연구원은 “미국시장이 안정기조를 보이고 있어 큰 하락보다는 다음달 트리플위칭데이까지는 박스권에 갇히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며 “변동성이 큰 지수관련 대형주보다는 중소형 테마주의 순환매를 노리는 전략을 권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