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대법원 판례를 뒤집은 이번 서울고법 특별5부의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특수관계자간 '편법거래'에 징벌적인 차원에서 양도소득세와 증여세를 모두 물려온 세무당국의 관행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그동안 세무당국은 특수관계자간 '편법거래' 사건에서 소득세법 1백1조의 규정(부당한 행위의 계산이라면 인정할 수 없음)을 적용, 양도자에겐 양도소득세를, 양수자에겐 증여세를 물려 왔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시가 1백억원짜리 자산(부동산 주식 등)을 아들인 B에게 50억원에 양도했다고 신고했을 때 세무서는 이를 비정상적인 부당한 계산으로 간주했다. 이때 세무서는 규정에 따라 양도·양수자의 소득을 추정해 세금을 매길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재산을 넘긴 A라는 사람에겐 세금탈루 목적을 가졌다며 시가와 매매가 차이(50억원)에 대해 '탈루대상'으로 간주, 양도소득세를 물려 왔다. 재산을 받은 B에게도 시가와 매매가의 차이(50억원)만큼 부당하게 증여받았다며 증여세를 부과했다. 세무 전문가들 사이에 이런 관행은 이중과세라는 지적이 거셌지만 세무당국은 "법에 따라 소득이 발생하는 곳에 세금을 물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고법 특별5부 관계자는 "굳이 탈루를 막기 위한 징벌적인 방법을 찾는다면 어떤 사건의 성격이 증여면 증여, 양도면 양도라고 명확히 한 가지 방향으로 규정하고 해당 세율을 더 높이면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즉 A와 B간의 증여로 간주해 증여금액(50억원)에 대해 증여세를 매기되 세금탈루가 드러난 만큼 세율을 더 높이면 세금탈루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