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 생산설비 확대를 통한 양적인 경쟁은 물론 대형제품 개발,중국 진출 등 질적인 면에서도 한치의 양보 없는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LG필립스LCD는 19일 디스플레이서치 자료를 인용,지난달 10.4인치 이상 중대형 TFT-LCD 판매대수가 1백30만대를 기록,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회사측은 5세대 대형유리기판을 월 3만장 처리할 수 있는 공장의 가동이 안정돼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하면서 4·4분기에도 1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LG필립스LCD는 지난 5월 세계 처음으로 5세대 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월 6만장,내년 말 월 12만장 규모로 5세대 설비용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구본준 사장은 최근 연간 TFT-LCD 생산대수가 올해 1천1백만대에서 내년에는 2천2백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LG가 5세대를 앞서 시작했지만 삼성은 기존 라인의 효율이 높아 올해 연간으로는 1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내년에는 LG보다 유리기판 크기가 큰 5세대 라인을 본격 확장할 예정이어서 1위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부터 5세대 라인 가동을 시작해 내년 말 월 10만장 규모의 5세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양사는 팽팽한 신경전도 벌이고 있다. 이상완 삼성전자 TFT-LCD사업부 사장이 지난달 말 일본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2004년말께 6세대 라인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자 구본준 LG필립스LCD사장은 곧이어 6세대 라인 투자 구상을 밝혔다. 또 LG측이 지난 9월 세계에서 가장 큰 42인치 LCD를 개발했다고 발표하자 삼성전자는 지난달 46인치 개발 사실을 공개했다. LG와 삼성은 중국 모듈공장 기공식도 각각 지난 9월과 10월 연이어 개최했다. 두 회사 관계자들은 이처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도 "선의의 경쟁이 한국 TFT-LCD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