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산’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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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박스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멘텀 공백 현상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뉴욕증시마저 박스권 탈출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수급여건도 프로그램 매매를 따라 좌우되는 모습이다.
증시는 ‘올라갈 동인도, 내려갈 이유’도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는 답보 현상을 반복한 이후 방향성을 제시할 전망이다. 다만 시간과의 싸움이 필요해 보인다.
좁은 박스권 등락을 이용한 기술적 매매가 쉽지 않은 만큼 시야를 넓게 두고 실적주를 위주로 접근하는 전략이 바람직하겠다. 배당관련주의 테마형성 가능성도 관심이다.
◆ 이평선 수렴 임박 = 종합주가지수의 운신 폭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박스권 상단부와 하단부가 수렴단계에 접어들었다. 완만한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20일 이동평균선과 하락추세를 형성하고 있는 60일 이동평균선이 조우를 앞두고 있는 것.
단기 추세선인 20일선은 664선에 걸쳐있고, 수급선인 60일선은 674까지 내려왔다. 박스권 위아래의 공간이 10포인트에 불과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종합지수는 670선을 회복하며 강력한 저항선 역할을 담당해 온 60일선에 바짝 다가서 있다. 변동성 확대나 추세 형성이 예상되는 시점이다.
일단 기술적인 모양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60일선이 처지고 있는 터라 60일선 돌파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지만 단기 골든크로스가 기대되는 점도 우호적이다. 지난 5월 중순 20일선이 60일선을 깨고 내려오는 데드크로스를 알린 이래 증시는 하락 추세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문제는 60일선 돌파나 골든크로스 발생이 되더라도 추세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모멘텀 부재, 제한적인 수급개선, 주도주 공백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한쪽으로만 치우친 ‘발산’을 담보하기에는 해외 요인의 뒷받침이 약하다. 지수 발산이 아닌 박스권 확산 정도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수급에 의한 제한적인 장세가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20일선과 60일선의 수렴과정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어 2,3일 내에 방향성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뉴욕증시의 전고점 돌파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실적, 배당주에 관심 = 물론 유엔의 이라크 핵사찰 등 해외요인이 여전히 ‘진행형’인 상태에서 섣불리 지수의 방향성을 예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박스권이 좁아져 ‘하단부 매수 상단부 매도’의 기술적 대응 논리도 먹혀들지 않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종목별 대응 전략이 유효하게 부각되고 있다. 3/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타나고 있는 숨겨진 실적주 찾기를 통한 수익률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연말을 앞두고 언제든 테마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은 배당관련주 등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우리증권 송창근 연구원은 “3/4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 주가에 실적이 선반영된 종목에서 미반영된 종목으로 순환매가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3/4분기 실적만으로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종목에 관심을 둘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기업은 양호한 실적과 주가 흐름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최근 3년 연속 배당을 했던 기업 중에서 실적이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고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기업이라면 예상배당수익률 등을 감안해 배당투자를 노려볼 만한 시점이 됐다”고 조언했다.
SK증권은 “배당수익률 상위 20개 기업의 수익률 추이를 분석한 결과, 배당락 30일에서 45일 전, 즉 11월 중순부터 12월 초에 가장 높은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현 시점이 배당투자의 적기이며 배당수익보다는 테마형성을 통한 시세차익을 노린 접근이 더 높은 수익률을 안겨줬다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