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앞선 의료기술과 의료기자재의 활용방법 등을 익혀 저를 필요로 하는 우간다에서 목숨을 걸고 봉사에 나설 겁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의료단원으로 우간다에서 10년4개월간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다 보수교육을 받기 위해 최근 귀국한 유덕종씨(43)는 아직도 자신을 찾고 있을 환자들이 눈에 선하다며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원래는 우간다 국립 물라고병원에 근무하면서 주말이면 근교 고아원이나 오지를 찾아다니며 의료봉사를 할 계획이었습니다.하지만 그럴 필요조차 없더군요.병원에서도 환자들이 수없이 죽어가고 있었습니다.페니실린만 있으면 살 수 있는 폐렴,뇌막염 환자들이 영안실로 실려나갔습니다." 환자에게 사용한 바늘에 찔려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검사를 세 번이나 받아야 했다는 그는 자신의 아이들이 열병에 시달릴 때마다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회생이 불가능해 보이던 환자가 완치된 후 퇴원하면서 보인 진정으로 고마워하는 눈빛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그는 이번 보수교육을 위해 귀국할 때도 아주 떠나는 줄 알고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던 그들의 모습이 눈에 선해 하루빨리 돌아가고 싶다고 한다. "우간다 현지 의료진을 양성하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는 그는 "제자들이 늘면서 한국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우간다 물라고병원 내과 병실 입원환자의 80%가 에이즈 환자지만 세계에서 유일하게 에이즈 환자가 줄고 있는 나라라며 그동안의 수고가 헛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의사가 가장 절실히 필요한 곳이 아프리카지만 치안 등이 취약하고 환자들이 충분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해 죽어갈 때 심한 좌절감을 느낀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유 의료단원은 KOICA 지원으로 19일부터 한달간 경북대병원에서 보수교육을 받고 12월20일 우간다로 떠난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