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해안에 바하마 유조선이 침몰,사상 최악의 해양오염이 우려되자 국제 선박검사기준 및 해운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재연되고 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20일 "세계 해안을 보호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해운안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지난 90년대에 무산된 해운안전기구의 설립을 다시 추진할 것을 국제사회에 제의했다. 호세 아즈나흐 스페인총리는 "낡은 유조선에 대한 검사횟수를 늘리는 등 국제 선박검사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조만간 국제사회에서 관련대책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유럽연합(EU)위원회는 "새로운 선박검사 규정을 제정해 보다 철저하고 신속하게 유조선 검사를 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해양오염사고를 낸 선박회사에 부과하는 오염정화 벌금의 최고액(현행 8천만달러)을 대폭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7만7천t의 중유를 싣고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근해를 항해하던 4만2천t급 유조선 프레스티지호는 19일 조난 5일만에 두동강난채 수심 3천5백m의 해저로 가라앉았다. 이 과정에서 1만t의 중유가 유출,주변 해안을 오염시켰으며,나머지 6만7천t도 수압 및 선체파손 등의 영향으로 바닷속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유량은 지난 1989년 알래스카 근해에서 발생한 엑손발데스호 침몰로 유출된 원유의 약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