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연구기관이나 투자회사들이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하향조정하고 있다. 상당수 기관들이 당초 6% 안팎에서 5%대 초반으로 낮췄고 4%대 성장을 점치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다. 20일 국내외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달초 5.8%로 예상했던 내년 경제성장률을 최근 5.3%로 낮춰 잡았다. 한달만에 0.5%포인트 낮춘 것이다. 연구소는 △포화상태에 이른 내구재 소비 △가계 이자부담 증가 등을 하향조정 이유로 꼽았다. 미국계 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도 이달초 세계 경제불안과 가계부채 급증 등을 들어 내년 성장 전망치를 4.5%(종전 7.0%)로 대폭 끌어내렸다. 골드만삭스는 종전 전망치가 실제 한국의 경제상황에 비해 부풀려졌다고 판단, △모건스탠리(4.5%) △메릴린치(5.0%) △리먼브러더스(5.2%) 등 경쟁사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수정한 것이다. LG경제연구원도 당초 전망치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세계경제의 분위기가 점차 나빠지고 있는게 사실이어서 낮출 이유가 충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한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제회복 속도가 더딘데다 가계빚 부담으로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는 점도 내년 경제전망을 종전보다 비관적으로 보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내년 성장률을 올해와 비슷한 6%대로 점치는 기관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투자회사인 JP모건 도이체방크와 경제연구기관인 DRI가 각각 내년 성장률을 6.2%로 예상했고 씨티살로먼스미스바니는 6.0%로 점쳤다. 임주환 한국은행 경제예측팀장은 "각 기관들의 경제예측이 급변하거나 엇갈리는 것은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그만큼 짙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