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수 새롬기술 대표가 20일 대표이사직을 사임키로 했다. 이로써 오 대표와 홍기태 새롬벤처투자 사장 간 경영권 분쟁은 홍 사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홍 사장은 다음달 13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새롬기술 임원진을 전면 재구성할 계획이다. 홍 사장측은 일단 새롬기술의 기존 사업 골격은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증권업계는 그러나 홍 사장이 투자 전문가라는 점을 들어 투자회사로의 변모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한편 검찰은 새롬기술의 분식회계 사실을 확인하고 이날 오 대표와 전 외부감사인 최응렬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홍 사장 승리로 끝난 경영권 분쟁=새롬기술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7월 말부터 시작됐다. 홍 사장이 7월 말부터 8월7일까지 장내에서 4백27만1천여주(11.79%)를 매집하면서 오 대표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떠올랐다. 오 대표는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임시주총을 소집하는 한편 지분 추가확대를 시도,분쟁이 본격화됐다. 새롬기술은 다음달 13일 임시주총을 열어 경영권 향배를 주주들에게 물어볼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분식회계라는 돌발변수가 발생했다. 오 대표가 1999년 회계장부 조작을 통해 매출을 늘리고 적자를 흑자로 바꿔 놓았다는 혐의로 고발당한 것이다. ◆새롬기술 어떻게 되나=홍 사장측은 오는 12월13일 열리는 새롬기술 임시주총에서 이사진을 전면 재구성하고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기로 했다. 홍 사장이 새롬기술 대표이사를 맡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증권업계에선 홍 사장이 벤처투자로 거액을 벌어들인 투자 전문가인 데다 새롬기술이 1천7백억원 정도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롬기술이 투자회사로 바뀔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새롬기술 주가는=지난 8월 초 이후 새롬기술 주가는 경영권 분쟁과 분식회계 소식 등에 따라 급등락을 거듭했다. 4천원대 후반에서 7천5백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5천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향후 새롬기술의 주가는 지휘봉을 잡은 홍 사장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새롬기술은 설립 후 지속적으로 적자를 냈으며 올 들어 3·4분기까지 79억9천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만약 홍 사장이 새롬기술을 흑자회사로 바꿔 놓는 데 성공한다면 최고가인 30만원을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더라도 그동안의 하락폭을 일부 만회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박준동·장원락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