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여 만에 다시 뭉친 태극전사들이 세계 최강 브라질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2002 월드컵축구대회 4강 신화의 주역을 불러 모은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경기(A매치)에서 설기현과 안정환의 골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축구 황제' 호나우두에게 두 골을 내준 데 이어 경기 종료 직전 호나우디뉴에게 페널티킥을 허용,2-3으로 역전패했다. 먼저 골네트를 흔든 것은 한국이었다. 전반 8분 브라질 골키퍼 디디가 수비수의 백패스를 손으로 잡아 골지역 내 왼쪽에서 간접 프리킥이 선언됐고 한국은 절묘한 세트플레이를 6만5천여 관중에게 선보였다. 이천수가 옆으로 밀어 준 볼을 받은 안정환은 문전에 있던 설기현의 머리를 겨냥해 살짝 올려 주었고 설기현은 몸을 치솟으며 헤딩슛,선취골을 뽑아냈다. 그러나 브라질은 17분께 호나우두가 오른발로 가볍게 차넣어 자신의 이름값을 해냈다. 한국은 후반 14분 안정환의 추가골로 2-1로 다시 앞서 나갔다. 하지만 호나우두는 후반 23분 골키퍼 이운재의 다리 사이로 왼발슛을 날려 동점을 만들었고 경기 종료 직전 호나우디뉴는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승부를 뒤집으며 세계 최강의 자존심을 곧추 세웠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