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가 11개 업종,5백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평가한 e비즈니스 인덱스를 보면 국내 산업의 평균적인 e비즈니스 수준은 50.8(1백점 만점)로 이제 겨우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그동안 정보화 및 e비즈니스에 대한 열풍과 투자를 생각하면 대단히 미흡한 수준임이 분명하고,그런 점에서 e비즈니스의 장애요인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이번 e비즈니스 인덱스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금융(60.7) 통신업(58.0) 등은 평균치를 웃돈 반면,운수(48.4)나 섬유ㆍ의류(38.7) 등은 평균치에도 못미쳤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e비즈니스 격차도 심했다. 업종별 기업규모별 특성을 감안해도 산업 전체적으로 아직은 갈길이 멀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업종별 e비지니스 구축,1만개 중소기업 정보화 등 정부의 각종 지원에다 기업의 자체적인 투자까지 생각하면 한마디로 실망스런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이에 대한 결정적 단서는 인덱스의 요소별 평가에서 찾을 수 있다. 기업 내ㆍ외부의 e비즈니스 인프라 측면은 나름대로 괜찮다고 하지만 경영 프로세스의 혁신이나 인력 측면의 평가가 낮은 것이 바로 그 것이다. 이는 기업의 경영 프로세스, 즉 공급 운영 판매 지원 등 제반 부문에서 실질적인 혁신이 미진하고,CEO를 비롯한 인력의 마인드나 관행이 'e비즈니스 지향적'이지 못하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그나마 앞서간다는 금융만 보더라도 그렇다. 엊그제 열린 '21세기 금융비전 포럼'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은행들이 IT분야에 2조원 이상 투자했지만 비효율성을 못벗어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통장과 ATM에서 보듯 일본식 금융관행과 미국식 시스템이 공존하는 기형적 구조다" "IT투자는 늘어도 창구직원이 줄기는커녕 더 늘었다" "CEO들의 신뢰가 부족하다"는 등의 지적은 산업의 전반적인 e비즈니스 문제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업종별은 아니지만 몇개월 전 EIU와 IBM이 공동으로 국가별 e비즈니스 수준을 평가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수준이 높은 미국과 네덜란드에 비해 한국의 경우 특히 관행과 사고 측면에서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은 기업차원의 e비즈니스와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 볼 일이다. 이를 종합할 때 e비즈니스 확산으로 산업 및 사회전반적인 생산성을 높이고자 한다면 결국은 사고전환이 관건이다. 구체적인 프로세스의 혁신 노력도 사고전환 없이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면 특히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