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폐업체인 케이비테크놀러지가 매출채권 부담과 실적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 특히 국민카드와의 마케팅 제휴를 계기로 주가를 짓눌러왔던 매출채권 조기회수가 가시화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매출채권의 조기회수로 재무위험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이달부터 교통카드 시스템의 공급이 본격화되면 주가가 바닥권을 탈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케이비테크놀로지 주가상승의 걸림돌은 지방 교통카드서비스 사업자에 공급했던 시스템장비에 대한 매출채권 회수 문제였다. 지난 9월 말 현재 매출채권이 1백64백억원이다. 이는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매출(2백27억원)의 72%에 달하는 규모.장비를 납품하고 회수하지 못한 돈이 외형의 70%를 넘는 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매출채권 회수가 본격화되고 있다. 회사측은 지난달 최대 매출처인 마이비(부산 등 8개 지방자체단체 교통카드사업자)로부터 40억원의 매출채권을 회수한 데 이어 내년 1분기까지 마이비에 납품한 미회수 채권 86억원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채권 문제가 풀린 것은 국민카드와 최근 마케팅 제휴를 맺은 게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카드가 지방 교통카드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케이비테크놀로지와 제휴를 맺으면서 카드발급 물량 제공과는 별도로 일정액의 마케팅비용을 부담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카드가 지방 시장진입에 대한 일종의 '보상'으로 마이비에 로열티를 제공하고 이 대금이 케이비테크놀러지 장비공급대금으로 지급될 예정이라는 얘기다. 여기에다 4분기부터 실적 회복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증권 박재석 애널리스트는 "지연됐던 카드시스템 공급이 이달부터 재개되고 있고 국민카드에 대한 카드납품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년까지 이어질 국민카드에 대한 카드납품 규모는 8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이 작년동기 대비 20%나 감소했으나 4분기부터 실적이 살아나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작년에 비해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박 연구원은 추정했다. 박 연구원은 6개월 목표주가로 2만7천원을 제시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