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일본석유공단(JNOC)을 통해 해외유전을 개발하고 자주적으로 원유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해외석유 개발사업을 추진해왔다. 원유수입의 30%를 자국기업이 개발한 유전에서 도입한다는 게 목표였다. JNOC는 일본기업이 해외에서 벌이는 석유.가스전 탐사 개발을 투자,융자,채무보증을 통해 지원해왔다. 그러나 86년 이후 원유가격의 급격한 하락과 엔고 영향으로 투.융자사업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돼 2조1천억엔의 투.융자액 가운데 2조엔에 가까운 손실을 떠안게 됐다. 이에 따라 일본 경제산업성(METI)은 2000년7월 "30% 자주개발 원유도입"이라는 목표를 철회하고 중점프로젝트를 선정,JNOC가 직접 투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했다. 그러나 특수법인의 개혁을 표방한 고이즈미 정권이 올 7월 JNOC를 폐지하는 법안을 공포함으로써 JNOC는 공중 분해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6월까지 일본이 해외에서 추진해온 개발사업은 모두 3백40개. 현재 1백15개 사업이 진행중이다. 개별 사업별로 1개 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해외투자가 이뤄져왔고 99년까지 해외사업 총투자액은 5조2천억엔에 이른다. 한국의 12배 규모다. 이를 통해 2000년에는 하루 원유도입량 4백39만 배럴중 13.2%인 58만 배럴을 개발에 직접 참여한 유전에서 도입하게 됐다. 이 가운데 86.3%는 중동지역에 집중돼 있었다. 일본은 그러나 공급선 다변화를 위해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으로 탐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원제도로는 석유개발 투.융자(탐사단계) 채무보증제도(개발단계) 세제지원 해외투자 손실준비금 제도 등이 있으며 JNOC가 그 중심에 있다. 이같은 JNOC를 폐지한뒤 우량자산을 민간기업에 넘겨 에너지기업으로 육성할 지,아니면 특수회사에 우량자산을 집중시켜 일본판 대형 에너지회사를 설립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일본의 해외자원 개발사업은 이 선택에 따라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