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패소년' 이세돌 3단이 LG정유배를 획득,명실상부한 국내 2인자로 올라섰다. 이 3단은 지난 20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제7기 LG정유배 결승 5번기 제4국에서 '돌하르방' 최명훈 8단을 상대로 1백56수 만에 백 불계승,종합전적 3승1패로 우승컵을 안았다. 이번 우승으로 이 3단은 KTF배,SK가스배 신예프로 10걸전,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등 국내 기전 4관왕에 올랐다. 국제 기전인 후지쓰배 보유자이기도 한 이 3단은 현재 진행 중인 LG배 세계기왕전 4강에도 올라 있어 추가 타이틀 획득도 유력한 상태다. 국내 기전은 '최강자' 이창호 9단이 6관왕(왕위,국수,패왕,명인,기성,KBS바둑)으로 군림하고 있으며 조훈현 9단과 박영훈 3단이 KT배와 천원을 각각 나눠 갖고 있다. 바둑계 일각에서는 이 3단의 이번 우승이 국내 바둑계가 이창호와 이세돌의 '양이(兩李)체제'로 재편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00년 이후 이 3단은 이창호 9단에게만 7승11패로 밀리고 있을 뿐,유창혁 9단에게 7승6패,조훈현 9단에게 7승5패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전신'이라는 별명으로 젊은 기사들에게 유독 강한 조 9단에게 입단 후 5연패를 당한 뒤 내리 7연승을 올리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2-1로 리드한 상태에서 맞은 이날 4국에서 이 3단은 평소 그답지 않게 초반부터 한 수 한 수에 시간을 들이며 신중하게 판을 짜 나갔다. 그러나 최 8단의 두터운 반면 운영에 밀려 고전하다 중반 이후 최 8단의 허점을 파고들어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번 우승으로 이 3단은 그동안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보여온 '최 8단 콤플렉스'에서도 벗어나게 됐다. 이번 결승전 이전까지 이 3단은 최 8단에게 3승6패로 판 맛을 보지 못했다. 이창호 9단과 유사한 두터운 기풍에다 끝내기가 강한 최 8단에게 완승을 거둠으로써 기풍에 관계없이 강한 면모를 보여준 셈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