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북한이 외화결제 기본통화를 미국 달러화에서 유로화로 바꾼다고 서울에서 수신된 '러시아의 소리' 방송이 24일 보도했다. 북한이 이 계획을 실행할 경우 크게 두가지 점에서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외화결제 기본통화를 유로화로 할 경우 모든 달러결제 계좌가 유로결제 계좌로 변경된다. 다른 하나는 평양과 북한 전역에 있는 외화 상점에서 모든 상품가격이 유로화로 표시된다. 이 방송은 또 달러화와 유로화의 교환비율이 현재의 유로.달러 환율수준에 맞게 전환될 것이라고 조선 무역은행 대표의 말을 빌려 전했다. 북한이 갑작스럽게 외화결제 기본통화를 바꾸는 데는 무엇보다 최근 미국이 취한 대북한 강경정책에 대항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 북한이 유로화를 외화결제 수단으로 삼는다는 것은 미국을 대신해 유럽연합(EU)에 대한 경제의존도를 높여 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미 달러화를 부의 축적수단으로 삼아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기 위한 목적도 강하다. 외화결제 기본수단을 달러화에서 유로화로 바꾼다는 것은 일종의 화폐개혁이기 때문에 이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반면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부터 북한이 대외거래에 있어서 달러화를 대신해 유로화를 요구할 경우 대외거래가 급격히 위축돼 심각한 외화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국제금융시장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다음달부터 북한이 외화결제 통화를 유로화로 할 경우 각종 북한과의 거래와 남북경협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부분 국내 기업들은 달러화를 기본거래 단위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유로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국내 기업들에는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