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엉뚱한 사람의 사망진단서를 발급,유족이 장례까지 치렀으나 정작 당사자가 살아 있는 것으로 뒤늦게 밝혀지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지난 23일 대전 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대전시내 모 병원은 지난 2일 의식을 잃은 채 중환자실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노숙자 2명중 박모씨(40)가 숨졌다는 사망진단서를 발급해 유족이 시신을 화장한 뒤 유골을 강에 뿌렸다. 그러나 박씨는 이틀 뒤인 4일 이 병원에서 의식을 되찾았다. 병원측이 함께 실려온 다른 노숙자를 박씨로 잘못 알고 사망진단서를 발급한 것. 사건은 지난달 24일 대전역 인근에서 노숙자 생활을 하다 쓰러진 박씨가 먼저 이 병원으로 실려온데 이어 나흘 뒤 50대 노숙자가 의식을 잃고 같은 병원으로 옮겨지면서 시작됐다. 병원측은 이들 두 사람의 소지품을 정확히 분리하지 않은 채 보관해 오다 한 사람이 먼저 숨지자 박씨의 주민등록증만 보고 사망진단서에 박씨의 이름을 적었다. 이 과정에서 병원과 경찰 모두 시신과 주민등록증의 사진을 대조하지 않은 채 사망진단서를 발급하고 변사 처리를 했으며 특히 병원은 잘못된 사망진단서 발급 사실을 확인하고도 경찰에 이를 알리지 않아 숨진 50대 노숙자에 대한 신원파악을 어렵게 만들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