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러시아는 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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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국내 전자업체의 앞마당.'
삼성 LG전자가 러시아에서 독보적인 시장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에어컨 TV 컬러모니터 전자레인지 등의 경우 양사가 시장의 70%를 차지할 정도다.
두 회사간 경쟁에 묻혀 일본·유럽 가전회사들은 찬밥신세다.
삼성전자 러시아법인은 올해 예상매출이 8억달러로 지난해(5억달러)보다 60%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3년간 매년 50% 이상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밝힌 현지 시장점유율 1위 제품은 컬러TV 모니터 VCR 전자레인지 DVD플레이어 양문형냉장고 등 6개.
전자레인지는 지난 2000년 시장점유율 33%를 차지한 이후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노키아 모토로라에 이어 3위를 차지한 휴대폰도 올해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보다 한 발 늦게 시작했지만 LG전자도 빠른 속도로 러시아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모니터의 경우 시장점유율 35%로 1위(38%)인 삼성전자를 맹추격하고 있다.
GSM 단말기도 삼성전자와 비슷한 9천루블대(3백달러) 고가모델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에어컨 역시 확고한 뿌리를 내렸다.
두 회사는 광고 마케팅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붉은광장에 대규모 빌보드를 통한 이미지광고를 실시하고 있으며 크렘린궁 앞에 있는 레닌도서관 위에 대형 입간판을 설치했다.
LG전자는 모스크바 시내 한가운데 있는 다리의 광고권을 획득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현지인들은 이 다리를 'LG브리지'로 부른다.
또 러시아의 28개 주요 거점도시를 순회하면서 '어린이LG 사생대회''미스LG 선발대회'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LG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러시아뿐만 아니라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서도 두 회사는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카자흐스탄이 LG전자의 텃밭이라면 우크라이나에서는 삼성이 LG를 다소 앞서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에서는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삼성 LCD모니터로 업무를 보고 있다.
LG 관계자는 "두 회사 중 한 곳이 프로모션 행사를 하게 되면 상대기업의 매출이 즉각 줄어들 정도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이는 다른 해외시장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돈주 삼성전자 러시아법인장(상무)은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 사태 이후에도 해외법인을 철수하지 않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해 기업 이미지가 좋아진 결과"라고 밝혔다.
반면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기업들의 경우 주재원 2명 정도만 남기고 대다수 직원들을 본국으로 철수시키면서 시장공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KOTRA 모스크바 무역관의 이금화 과장은 "삼성 LG전자 모두 러시아에서 국민 브랜드로 인정받으면서 자동차 식품 등 다른 한국제품의 수출 확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