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통신장비와 닷컴업계의 선두주자인 미국의 시스코시스템스와 아마존이 약진하고 있다. 많은 업체들이 정보기술(IT)시장의 거품붕괴로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는 것과는 달리 양사는 특유의 경영전략으로 질주하고 있다. ---------------------------------------------------------------------- '지독한 폭풍(perfect storm)을 이겨내고 어느 때보다 강해진 기업.' 월스트리트저널 자매 주간지인 배런스 최신호(25일자)는 '생존자(Survivor)'란 제목의 커버 스토리로 미국의 인터넷장비 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를 다루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경쟁사인 루슨트테크놀로지 노텔네트웍스 알카텔 에릭슨 등이 최악의 시장침체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직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과 달리 시스코는 신규시장에 진출하는 등 전방위 공격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시스코는 최근 주총에서 2백10억달러에 달하는 현금처리 방안을 놓고 표결을 실시할 만큼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특히 시스코의 지난 분기(8∼10월)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9% 증가,같은 기간 10개 경쟁사 매출이 평균 48% 감소한 것과 크게 대조됐다. 게다가 시스코의 마진율은 69.3%로 창사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시스코의 고수익 배경에는 비용절감 노력이 숨어 있다.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재고를 줄이는 한편 아웃소싱 비중을 1년 전의 60%에서 90%로 끌어올렸다. 기업용 라우터와 스위칭 장비 세계시장을 석권한 시스코의 존 챔버스 회장은 최근 9개 신규분야 진출을 선언했다. 특히 인터넷전화,데이터저장장치,보안장비,무선네트워크장비 등 고성장 고수익이 예상되는 분야에서의 인수합병과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시스코는 첨단기술 시장 회복시 그 혜택을 가장 많이 볼 것이라고 배런스는 평가했다. 최근 시스코 주가가 급등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매수추천을 한 것도 이같은 전망에 바탕을 뒀다는 지적이다. 시스코 주가는 10월초 이후 75% 급등,같은 기간 나스닥지수(30%)보다 훨씬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