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쇼핑몰들이 올해 사실상 흑자원년을 맞게 된 것은 그간의 회의론에 마침표를 찍는 의미있는 반전이다. 지난 96년 새 유통채널로 등장한 인터넷몰은 이후 6년간 내리 적자에 허덕였고 사업성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흑자전환은 인터넷몰 업계가 오랜 노력 끝에 금맥을 발견한 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대형 쇼핑몰 흑자전환 잇따라 대형 쇼핑몰들은 올해 대부분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이 운영하는 삼성몰은 3.4분기까지 24억원의 경상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10월부터 흑자행진을 계속해 지금은 이익 규모가 월 3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 서강호 상무는 "당초 올해 이익(경상)목표를 15억원으로 잡았는데 영업이 잘돼 벌써 목표치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인터넷경매업체 옥션도 3.4분기까지 14억2천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규모는 18억5천만원이며 이중 66%인 12억3천만원이 3.4분기에 발생해 전망을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LG홈쇼핑의 인터넷몰인 LG이숍은 10월말까지 20억∼3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롯데닷컴도 흑자기조로 돌아서 올 한햇동안 30억∼5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35억원의 당기손실을 기록했던 SK디투디도 온라인쇼핑몰부문에서 10월을 기점으로 소폭 흑자(2억5천만원)로 반전했다. ◆ 순수 쇼핑몰도 실적호전 인터파크 한솔CS클럽 등 오프라인 기반이 없는 인터넷몰들도 수익성 개선 조짐이 뚜렷하다. 인터파크는 9월까지 영업적자가 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91억원)의 19%에 불과하다. 2.4분기에 소폭(6천만원)이나마 이익을 남겨 내년 흑자전환은 낙관적이라고 보고 있다. 한솔CS클럽도 9월까지 12억9천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월평균 손실 규모가 지난해 5억원선에서 올해는 1억원대로 크게 줄었다. 순수몰 중에서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운영하는 다음쇼핑이 흑자로 돌아섰다. 다음 관계자는 "3.4분기까지 총 18억원의 이익을 냈으며 쇼핑몰 부문도 흑자"라고 설명했다. ◆ 매출 급증이 흑자배경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터넷쇼핑몰의 사업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IT(정보기술) 붐'에 편승한 '신기루'쯤으로 폄하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올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인터넷몰 구조조정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대표적 인터넷몰의 매출이 급격히 늘고 이에 따라 매출원가가 낮아지는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기 시작했다. 롯데닷컴 삼성몰 LG이숍 등 대형몰들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2배 정도 많은 3천억∼3천5백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을 통한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규모는 지난해 2조5천8백억원에서 올해는 5조원대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 흑자기조 지속될 듯 인터넷몰은 오프라인 매장보다 유지보수비용이 덜 들기 때문에 흑자 규모는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이 늘면서 바잉파워(구매력)가 세지고 싸게 물건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는 점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기술이 발전해 지금보다 더 뚜렷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상품을 전시하게 되면 인터넷쇼핑의 매력은 더 커지게 된다. 인터넷쇼핑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얼마전 대표적 인터넷몰이 예상치 않은 사고로 집단민원에 시달린 데서 보듯이 인터넷몰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거래의 안전성을 더욱 높여 신뢰를 쌓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