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폭력배들의 세계를 그린 연극 「메이드 인차이나(Made in China)」가 29일부터 내년 1월 16일 대학로 아우내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버자이너 모놀로그」「록키 호러 쇼」 등으로 한국 사회내 성(性)의 금기를계속 건드려온 젊은 여성 연출가 이지나가 올리는 작품이다. 원작은 아일랜드산이다. 현재 대학로에서 인기리에 상연중인 「거기」의 원작자코너 맥퍼슨, 그리고 마틴 맥도나와 함께 주목 받는 젊은 작가 마크 오로가 썼다.아이리시 타임스가 주는 2001년도 최우수연극상을 받기도 했다. 최근 국내 영화계와 방송가를 장악해버린 '조폭'이 소재지만 그 접근법은 전혀다르다. 조폭의 세계가 긍정되는 대신 극사실주의적인 화법으로 이들 세계에 환멸을느끼게 하겠다는 것. 의리나 정의감 등 규범적인 가치관에서 완전히 격리된 채 살아가는 세 '사회 부적응자'의 저속하고 잔인한 일상이 적나라하게 무대에 올려진다. 육두문자와 폭력이난무하는 것은 물론이다. 등장인물은 셋이다. '빠다', '목탁', 그리고 '독사'. 빠다는 조폭 세계에 발을들여놓았지만 점점 그 세계에 회의를 품는 인물. 그러나 그의 친구 목탁은 오히려그 세계에 대한 환상을 키워나간다. 독사는 이들 둘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고 그와함께 빠다와 목탁 사이의 우정은 조금씩 무너져 내린다. 이 연출자는 "극도의 사실감을 위해 조명과 블로킹, 음악 등을 인위적인 요소를모두 배제했고 배우들도 즉흥 연기를 많이 할 수 있게 했다"면서 "조폭 세계의 허상이 저속하면서도 현실적인 상황을 통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춘 박종규 김진근 정경호가 출연한다. 한편 이 작품은 이 연출가와 최근 드라마 「야인시대」로 주가를 높인 배우 박준규, 개그맨 홍록기, 탤런트 예지나 등이 모여 만든 공연기획사 스테이지 코포레이션의 첫 제작물이기도 하다. 십시일반으로 조금씩 돈을 모아서 작은 규모로 공연을마련했다고 한다. 1월 16일 이후에는 박준규 등으로 출연진을 교체해 연장 공연한다는 계획이다. 공연시간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시.7시, 일요일 오후 6시(월요일 쉼). 2만5천원. ☎ 790-4048.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