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휴무 영향 '사내동호회' 결성] 회사서 노는게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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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토(노는 토요일을 일컫는 직장인 사이의 속어)에는 회사에서 노는게 더 좋다.'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토요일날 쉬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막상 쉬는 토요일을 알차게 보내기란 맘처럼 쉽지 않다.
취미활동이라도 해봐야지 생각하면 깨지는 돈이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려 동호회 활동을 시작한다는 것도 부담스럽다.
이런 직장인들에게 희소식이 생겼다.
'펀(fun)경영'의 일환으로 '놀토'를 유익하게 보낼 수 있도록 각종 교양강좌를 열거나 동호회 활동을 지원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일부 회사는 직원들의 여론을 수렴해 필요한 강좌를 개설하고 장비 구입비 등 운영비 일부를 지원해 주고 있다.
사원복지 차원에서 동호회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계발을 꿈꾸면서도 돈 걱정 때문에 망설이던 사람들에겐 더할 나위없이 좋은 기회다.
친목활동을 통해 화기애애한 직장분위기가 조성되고 자연스레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샘솟아 결과적으로 회사측에서도 도움이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초 주5일 근무제 도입에 대비해 '아시아나 교양 문화센터'를 열었다.
이 교양강좌는 근무가 없는 토요일에 직원들이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
공동교육 기자재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은 회사가 부담한다.
현재 개설된 강의는 미술 사진 기(氣)체조 서예 차밍스쿨 등이다.
직원들이 문화 예술과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은 점을 감안해 이와 관련된 강좌를 주로 개설했다.
프로 수준을 지닌 임직원들은 직접 강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서로 잘 모르고 지내던 사내 임직원들이 동호회 활동을 통해 친목을 도모할 수 있어 조직 분위기가 좋아졌다"며 "나아가 '질서와 자유의 공존'이라는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종합상사는 매주 토요일마다 모임을 갖는 사내 마라톤 동아리에 경비 지원을 해주고 있다.
지난 5월 만들어진 마라톤 동아리에는 현재 본사 직원의 10%가 넘는 인원이 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마라톤 클럽의 회장을 맡고 있는 송재인 차장은 "매주 토요일마다 함께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하다보니 서로 얼굴을 모르던 동료들과도 금세 친숙해진다"며 "건강도 찾고 주말을 보람있게 보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모임은 내달 초에는 외부 강사를 초빙해 '직장인의 건강관리'에 대한 강연회도 가질 예정이다.
동부한농화학은 주5일제 확산을 감안해 올해 동호회당 연간 지원비 80만원과 개인당 보조비 1만5천원 등을 포함, 총 4천만원의 예산을 직원들의 여가 활동 지원에 배정했다.
이 회사에서 운영중인 동호회는 등산 동호회 '메아리', 축구 동호회 '레드썬', 볼링 동호회 '파워썬' 등 30여개.
직원 1인당 2개 동호회 가입을 허용하는 등 주말을 이용한 레저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등산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양기형 대리는 "무의미하게 보낼 수 있는 휴일을 동아리 활동을 통해 알차게 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부서의 직원들과도 격의 없이 대화를 할 수 있어 업무 협조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서울사무소 대산공장 등 주요 사업장에서 축구 아이스하키 등산 볼링 테니스 스키 스킨스쿠버 등 약 30개 정도의 동호회가 활동중이다.
특히 노는 토요일이 늘어나면서 동호회 활동을 즐기는 직원들이 대폭 늘어나 회사에서 지원하는 금액도 많이 늘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각 동호회 활동을 연말에 평가한 뒤 지원비를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