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회사의 인물이죠." 웹에이전시업체 FID의 동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류지인 일본사업실장(29)에 대한 평가다. 회사의 일본 진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을 뿐아니라 다양한 취미와 재주를 갖고 있어 이른바 "팔방미인"이라는 설명이다. 그 가운데서도 요사이 젊은 여성으로는 드물게 시간이 날 때마다 바둑을 즐겨 둔다는 점은 특이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작한 바둑 실력은 아마 4단. 일본으로 건너가 활동중인 유명 프로바둑기사 류시훈 7단이 친오빠이고 어머니를 비롯한 식구들이 모두 바둑가족이다. 전국 여자어린이바둑대회에서 1등을 한 경험도 있다. 바이올린 연주와 웬만한 스포츠 경기에도 관심 이상의 실력까지 겸비하고 있다. 류 실장은 FID가 한창 자리를 잡아가던 2000년 2월에 입사했다. 일찍부터 해외시장에 눈을 돌린 FID의 최전선에 서 있던 사람이 바로 그였다. 입사 한 달만에 일본 시장 진출의 터를 닦기 위해 일본으로 떠나 2개월간 머물기도 했다. 2000년 동경사무소 설립에 이어 올 4월 일본 법인인 이퓨전(eFusion) 출범에 이르는 과정에는 이같은 류 실장의 공이 적지 않았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일본 법인은 현지 기업과 일반 인터넷 사용자들을 상대로 활발한 활동에 나서며 점차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갈 수 있었다. 류 실장은 지금도 일본 법인과 본사의 가교 역할을 하며 일본사업부의 한국 총괄 담당을 맡고 있다. 사업전략 및 시장분석 등의 업무와 프로젝트 관리가 주 업무다. 올해 2백억원 상당의 회사 전체 매출 중에서 그가 담당하고 있는 일본사업부의 매출은 5억원 정도로 많지 않다. 그래도 경쟁이 치열한 일본 웹에이전시들 틈새에서 랑콤재팬,크라이슬러,NTT서일본,동경전력 등 굵직한 고객사들을 확보하며 선전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현지의 법인장을 비롯한 우수 인력들의 역할이 가장 큰 힘이었다"며 정작 공은 다른 사람들에게 돌린다. 류 실장은 "인터넷 인프라와 기술력,노하우 등에 있어서 한국은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만큼 현지 고객들의 특성과 문화를 최대한 이해하면 유럽 등의 해외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