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했던 인터넷상의 저작권 문제가 이번에는 인터넷 커뮤니티로 장소를 옮겨 새로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음반산업협회가 최근 저작권법 침해를 이유로 인터넷 포털 다음(www.daum.net)에 개설된 카페 5천여개의 폐쇄를 요구한 것이다. 협회측은 음악.뮤직비디오 서비스를 링크하거나 MP3 파일을 자료실에 올려 놓은 카페에 대해서는 운영자를 대상으로 민.형사상 조취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단속 대상을 프리챌, 네오위즈 등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로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태는 한동안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소리바다 사건과 대상만 다를 뿐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가 소리바다처럼 저작권 위반의 장소가 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인터넷 커뮤니티가 저작권법 침해의 가장 대표적인 장소로 주목을 받은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인터넷, 그 가운데서도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야말로 자유롭게 정보를 교환하기에는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 까닭이다. 그동안 불법복제 소프트웨어 단속 등의 과정에서 일부 커뮤니티 운영자들은 저작권자측으로부터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단속이 강화될 조짐이 보이기만 하면 커뮤니티마다 저작권법에 걸릴 수 있는 자료를 삭제하거나 감추느라 한바탕 소동을 벌이는 모습도 사이버 상에서는 쉽게 눈에 띈다. 이처럼 커뮤니티에 대한 디지털 콘텐츠 저작권자들의 감시가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커뮤니티에서 이뤄지는 자료 공유는 그다지 위축되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인터넷상에 방대한 숫자로 퍼져 있는 커뮤니티의 특성상 일일이 단속하기가 힘든 데다가 손쉽게 개설.폐쇄될 수 있어 지속적인 관찰이 어려운 때문이다. '자유로운 정보 공유의 장소'라는 커뮤니티에 대한 네티즌들의 인식도 아직은 '저작권법 위반의 장소'라는 인식보다는 우세하다. 아무런 상업적 목적 없이 음악이나 동영상 파일을 서로 교환하는 것은 친구에게 음반을 빌려주는 것과 동일한 의미를 가진다는게 네티즌들이 내세우는 논리다. 소리바다의 경우처럼 네티즌들이 이번 커뮤니티 사태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점점 네티즌들의 기대와는 상반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이뤄지는 저작권법 위반의 범위는 점차 넓어지고 있고 감시의 눈길 또한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음반산업협회를 비롯한 각종 권익단체들이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가하는 압박의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네티즌들은 조만간 커뮤니티가 단순히 게시판과 같은 기능밖에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위축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인터넷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정보 공유가 이제는 더 이상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작권이 보호를 받아야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무턱대고 모든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잠재적인 저작권법 위반의 온상으로 간주되는 것은 문제다. 따라서 이제는 커뮤니티의 자유로운 활동을 유지시키면서도 저작권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해야 할 때라는게 대다수 네티즌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