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25일 2개월여 만에 700선을 회복하는 등 주식시장이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본격 상승국면에 들어섰다고 하기는 이르지만,주가 선행성으로 보아 바닥국면은 벗어났다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국내외 경제상황이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이후 세계의 주식시장을 압박해온 것은 세계경제,특히 미국경제가 심각한 디플레이션 상태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그러나 미국의 금융당국은 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1990년대 일본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또 전세계의 디플레이션 압력을 바라보는 시각도 구조적 측면보다는 물가불안이 없는 디스인플레이션 현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세계 IT경기의 회복 가능성은 우리 주식시장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IT경기는 우리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매동향을 좌우해 왔다. 올해 들어 11월25일까지 외국인은 3조5천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해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았는데,80% 이상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IT관련 종목이었다. 최근의 외국인 순매수 전환은 바로 세계 IT경기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때 주식투자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시황전망'보다 '저평가돼 있는 주식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10년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온 해외 펀드매니저들은 '주식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가지 리스크를 피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개별종목 리스크와 시장 리스크다. 개별종목 리스크는 기업을 열심히 방문해 그 기업의 내용과 소속 산업을 치밀하게 분석하면 피할 수 있다. 각 증권사 또는 투자회사에서 활약하고 있는 애널리스트들의 도움을 받으면 이런 종목을 찾을 수 있다. 문제는 시장 리스크다. 성공한 펀드매니저들도 이 리스크는 피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단기 시황전망에 근거해 단기자금으로 주식투자를 하기 때문에 실패한다는 것이다. 저평가된 종목을 골라 제값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자세로 장기투자를 하거나,시황전망에 관계없이 정기적으로 일정액 적립식투자를 해 투자시기를 분산시키는 것 외에는 시장리스크를 피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미국의 기관투자가들이 10년 20년 장기투자를 하고,일반가계에서는 두 집에 한 집 꼴로 주식형수익증권에 매월 얼마씩 장기 적립식 투자를 하는 것은 이러한 투자이론에 근거한 전략이다. 국내 대형증권사 리서치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주가는 선진국의 절반 이하,아시아 이머징마켓의 평균과 비교해도 20∼30%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여건이 다른 나라의 주가를 단순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우리나라 과거 10년 동안 최고수준과 비교해도 4분의 1 수준,10년 동안 평균수준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낮게 평가돼 있다. 그렇다면 이렇듯 저평가돼 있는 우리 기업의 주가는 언제쯤 제값 받는 수준으로 상승할까. 중요한 것은 기업의 역할이다. 투자자로 하여금 그 기업이 장기투자 대상으로 적합하다는 믿음을 갖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기업의 재무내용을 믿을 수 없고,기업수익이 경기변동에 지나치게 좌우되기 때문에 자금을 장기간 묻어두기에는 적당하지 않다'고 인식해왔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 이후 기업도 크게 달라졌다. 경영내용이 투명해지고,기업가치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 달라진 모습을 투자자들에게 설명하고 신뢰를 얻어야 할 책임이 기업에 있다. 투자자의 의식수준 또한 중요하다. '저평가돼 있는 기업에 장기투자해 제값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투자에 성공하는 길'이라는 것을 깨닫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정책당국,금융·증권 업계가 투자자의 의식수준을 높이는 투자교육에 앞장서야 한다. 여기에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당국의 제도개선 및 세제개선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우리 주식시장은 제값을 받는 수준으로 빠르게 상승해갈 것이다. ch.kang@pcaasset.co.kr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