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700선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위로 올라갈지,밑으로 다시 내려갈 지 감을 잡기 어렵다. "증시여건은 분명 개선됐는데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미래에셋 이종우전략운용실장)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시장을 짓누르던 각종 악재의 약발은 떨어졌다. 그러나 지수는 여전히 프로그램 매매로 움직일 뿐이다.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을 이유로 아직 돈을 투입하지 않고 있는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수가 700선위에서 안착할 경우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약 4조원에 달하는 대기자금이 시장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중 주주배당을 염두에 둔 프로그램매수 자금과 개인투자자금 2조원 정도는 순식간에 시장에 투입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수의 탄력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발사를 기다리는 실탄=약 4조원의 부동자금이 대기중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7일동안 개인투자자들은 1조5천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상승장에서 매도는 일단 차익을 실현한 것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매수자금으로 전환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외국인의 잠재적 매수여력은 약 2조원으로 추정된다. 동원증권은 외국인들이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대한 보유비중을 52주간 평균치 수준으로 끌어올릴 경우 향후 2조원 가까이 추가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시장이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추가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여기에다 프로그램 매수가 가세할 게 확실시된다. 21일 현재 프로그램매수차익 잔고는 6천억원 정도다. 예년의 경우 연말 프로그램매수차익 잔고가 1조2천억원 안팎을 기록했던 점에 비춰볼 때 적어도 5천억원대의 자금유입은 기대할 수 있다. 가능성은 반반이지만 기업들의 넘쳐나는 현금이 시장으로 들어오지 않겠느냐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여유자금을 운용하기 어려워 자사주 매입 등을 실시하는 기업이 늘지 않겠느냐는 것. 12월 결산 상장기업의 올해 순이익이 25조원을 넘을 것이란 점에서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언제쯤 들어올까=대전제는 종합주가지수가 700선에 안착하느냐 여부다. 시장환경은 크게 개선되고 있다. 미국 경제가 더이상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우세해지고 있다.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은 재료에 대한 내성이 강해졌다. 국내에서도 수출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주도주와 매수주체가 없다는 게 장애물이다.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다. 미래에셋 이 실장은 "추세적인 상승세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어서 대기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700위에서 지수가 안착할 경우 스마트머니가 시장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