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일주일만에 1,210원을 깨고 1,206원선으로 밀렸다. 지난 20일 이후 나흘째 하락세를 보이며 10원 가량 떨어졌으며 2주중 최저 수준을 가리켰다. 환율 하락 요인이 적지 않았다. 달러/엔 환율은 최근 급등에 따른 조정 양상을 띠며 121엔대로 밀렸다. 앞선 외국인 주식 순매수분이 출회됐고 일부 은행의 전환사채(CB) 관련 거액의 물량이 오전중 하락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1,203~1,204원에 대기한 달러수요와 예상보다 물량 공급이 많지 않았음을 감안한 달러되사기(숏커버)가 장 막판 1,205원에 대한 지지력을 확인해 주었다. 1,200원 박스권 하단에 대한 경계감도 짙다. 당분간 환율은 크게 급등락할 장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급에 대한 부담이 있음에도 1,200원을 당장 뚫고 내리긴 힘들 전망이며 1,210원대도 다소 무거워 보인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5.40원 내린 1,206.10원에 마감, 종가 기준으로 지난 13일 1,202.20원 이후 가장 낮았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208.50원, 저점은 1,203.8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4.70원을 가리켰다.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0억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6억8,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7,000만달러, 5억9,200만달러가 거래됐다. 27일 기준환율은 1,205.40원으로 고시된다. ◆ 1,200원대 무난 = 월말임에도 공급이 압도하지는 않았다. 1,200원에 대한 경계감이 상당히 짙어 저가매수 등이 하락을 제한했다. 달러/엔도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방향성이 없는 탓에 국내 시장은 박스권내 거래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달러/엔의 급락만 아니라면 시장은 1,200원을 깨기도 어렵고 급등하기엔 물량 부담을 지닌 모양새를 지니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 추가 하락 등 1,200원대 초반까지 기대했다가 에너지 관련업체 등의 결제수요 등으로 장막판 과매도 상태를 되감았다"며 "외국인 주식자금도 1억~1억5,000만달러 가량 출회됐으나 예상만큼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1,200원에 대한 경계감이 강한 상태며 한 방향으로 무리하게 밀고 내릴 장세가 아니다"며 "내일은 저가매수 등이 아래로 1,201~1,203원을 제한할 것 같고 위로도 1,210원 이상은 무거울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외국인 주식자금과 일부 시중은행의 CB관련 2억달러 가량 물량이 나왔으나 '1,200원이 지켜진다'는 인식이 달러매수(롱) 전환을 유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204원선 초반에서 결제수요가 많았으며 주식자금 관련 미리 선매도한 부분도 꽤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한 방향으로 튀긴 어려운 상황이며 1,200원을 당장 깨긴 어려울 것"이라며 "내일 거래는 1,203~1,212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 달러/엔 122엔 붕괴, 물량 부담 = 달러/엔 환율이 일주일 가량 지지되어온 122엔아래로 밀렸다. 전날 뉴욕에서 차익실현 매물 등 최근 상승에 대한 조정을 받아 122.14엔에 마감한 달러/엔 환율은 일본 정부의 거듭된 구두개입에도 불구, 반등다운 반등을 보여주지 못했다. 달러/엔은 한때 121.81엔까지 내렸으나 지지력을 확인한 가운데 주로 121.90엔대에 붙박혔으며 오후 4시 54분 현재 121.95엔을 기록중이다. 오전중 재무성 관료들이 엔 강세를 막기 위한 구두개입에 이어 시오카와 재무상도 "엔화 약세는 일본 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반등력은 미약했다. 엔/원 환율은 같은 시각 100엔당 988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수급상으로도 공급이 앞섰다. 앞선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에 대한 달러공급이 이뤄졌으며 업체 네고가 곁들여졌다. 특히 일부 시중은행을 통해 골드만삭스의 전환사채(CB) 주식전환 청구분 2억달러가 오전중 하락 압박을 가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953억원, 121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나흘째 주식순매수를 기록하면서 환율 하락 압력을 강화했다. ◆ 장중 환율 움직임 = 전날보다 3.00원 낮은 1,208.50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를 고점으로 달러/엔 하락과 물량 공급 등으로 낙폭을 확대, 10시 18분경 1,204.20원까지 밀렸다. 이후 환율은 저가 매수 등으로 추가 하락이 저지돼 1,204~1,205원에서 줄다리기를 펼친 끝에 1,205.1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높은 1,205.3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한동안 1,204.30~1,205.10원에서 횡보하다가 2시 30분경 저점인 1,203.80원까지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추격 매도의 부재와 과매도분 해소 등으로 4시 26분경 1,206.70원까지 되오른 뒤 약간 밀렸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