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직교수까지 지낸 서울대 명예교수의 아들이 비운동권으로 서울대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26일 서울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계속된 총학생회장 투표에서 비운동권 후보인 박경렬(23.응용화학부 4)씨가 4천338표를 획득, 1천583표를 얻은 민중민주(PD)계열 운동권 후보인 박미선(경영대4)씨를 큰 표 차이로 제치고 제46대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뽑혔다. 박씨는 지난 91년부터 95년까지 서울대 연구처장을 지내고 지난 7월 퇴임한 자연대 박상대(65) 명예교수의 외아들이다. 어머니는 연세대 의대 류경자(65) 교수로박 교수와 류 교수는 아들의 총학생회장 출마를 간곡히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인터넷 커뮤니티인 SNULife 회장을 맡고 있는 박씨는 록밴드 보컬과 사립학교법 개정 및 부패교육 척결 국민운동본부 위원, 모의유엔총회 한국대표, 대학정보사이트 네트워크 구축 준비위원 등 다양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박씨는 부총학생회장에 출마한 홍상욱(경제 4)씨와 ▲봉사활동 학점인정 ▲교환학생 인원 확충 ▲강의평가 내용 공개 등 정치와 무관한 내용의 공약을 내걸어 호응을 받았고 결국 99년 이후 두번째로 비운동권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됐다. 박씨는 "평생 학자의 길을 걸으신 아버지는 공부외에 총학생회장 출마 같은 다른 활동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셨지만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된 만큼 열심히 활동하겠다"면서 "교수의 아들이 총학생회장이 돼 흥미롭다는 시각은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운동권과 비운동권간의 경계를 넘어 학생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